[서울=RNX뉴스] 임윤수 기자 = 가장 먼저 개봉했던 폴란드 영화 얀 코마사 감독의 <문신을 한 신부님>은 신부를 꿈꾸지만 신부가 될 수 없는 스무살 청년 ’다니엘’이 소년원에서 훔쳐온 단 한 벌의 사제복으로 인해 마을 성당의 주임신부를 대행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올해 아카데미영화제에서 기생충과 함께 국제영화상 최종 후보로 선정되며 화제가 되었다. 젊은 배우 바르토시 비엘레니아가 소년원에서 갓 출소한 청년 ‘다니엘’부터 가짜 성직자 ‘토마시’ 신부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놀라운 연기를 선보였다는 평가다. 이어서 2월 27일에 개봉한 <빈폴>은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감독상 수상작으로 전쟁에서 살아남은 두 여인이 서로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희망과 삶의 의미를 찾아 나서는 과정을 그린 러시아 영화. 역시 젊은 감독인 칸테미르 발라코프의 작품이며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책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영화로 강렬한 컬러와 배우들의 인상적인 연기, 여운을 남기는 스토리와 섬세한 연출력으로 주목받으며 현재 상영중에 있다.

뒤이어 3월 26일 개봉을 앞둔 <페인티드 버드>는 세계 2차대전 시기, 동유럽 유대인 소년의 수난기를 담아낸 강렬한 마스터피스. 혐오와 적대가 넘쳐나던 시기, 유대인 소년의 고난을 엿볼 수 있는 <페인티드 버드>는 폴란드 출신 작가 저지 코진스키의 소설 [페인티드 버드]를 원작으로 한 체코 영화. 앞선 작품의 감독들과는 달리 1960년생인 바츨라프 마르호울 감독이 각본과 제작에도 참여, 뚝심으로 10년이 넘는 제작 기간 끝에 완성시키며 2019년 제76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최초 공개되었다. 바츨라프 감독은 한 지역과 국가에 국한되어 영화가 이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서 촬영하고 폭력적이거나 불쾌한 결정적인 장면에서 주인공 소년 역할로 캐스팅된 페트르 코틀라르를 대신해 성인배우를 기용하거나 촬영장에 아예 없게 하는 등 만드는 과정 자체에도 세심함과 섬세함을 더했다. 베니스에서 영화가 최초 공개된 후 “기념비적인 작품” – The Guardian, “잊을 수 없는 경험”-Sight&Sound, “엄청난 몰입감”-Variety 등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문신을 한 신부님 >부터 <페인티드 버드>까지 국제 영화제에서 가장 화제가 되었던 동유럽 작품들이 속속 개봉하는 가운데 국내 관객들에게 한 번 보면 잊히지 않을 아름다운 영상미와 강렬한 메시지로 오랫동안 여운을 남길 마스터피스 <페인티드 버드>는 3월 2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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