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태국 유소년축구팀 선수와 코치 13명이 기적처럼 생환하자 현지 예술가들과 네티즌이 만화와 그림으로 환희와 감격의 구조 드라마를 표현하고 있다.

특히 태국 네티즌들의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건 태국 예술가 시시디(SISIDEA)가 17일간의 '동굴 드라마'에 등장한 인물들을 귀여운 동물 캐릭터로 표현한 만화다.

구불구불한 동굴 내 침수구간에 안경을 쓴 흰 코끼리 한 마리가 축구공을 앞세워 잠영하고 그 뒤로는 9마리의 멧돼지와 바다표범, 청개구리들이 뒤따른다.

흰 코끼리는 이번 구조작업을 성공적으로 현장 지휘한 나롱싹 오솟따나꼰 전 치앙라이 지사를 표현했다. 그는 동굴 실종 사건 발생 후 인근 파야오주(州) 지사로 발령 났지만 끝까지 현장 지휘 책임자로 남아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멧돼지는 동굴에 갇혔다가 17일 만에 생환한 13명의 '무 빠'(야생 멧돼지)' 축구클럽 선수들과 코치를 묘사한 것이다.

또 바다표범은 태국 해군 네이비실 대원들을, 청개구리는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인 최고의 동굴 잠수 전문가들을 각각 그린 것이라고 시시디는 설명했다.

이 만화 컷 안에는 캥거루(호주), 판다(중국), 두루미(일본), 사자(영국과 벨기에), 무스(스웨덴), 호랑이(미얀마), 갈색 코끼리(라오스), 대머리 독수리(미국) 등 이번 구조작업에 전문인력을 보내온 국가 상징 동물도 들어가 있다.

제비 떼는 수색과 구조에 동참한 태국 산악등반가들, 용은 동굴에 가득 찬 물을 빼낸 태국 배수 전담팀을, 동굴 위를 나르는 새떼는 현장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린 취재진을 상징한다.

실제로 활용되지는 않았지만, 소형 잠수함을 만들어 직접 동굴까지 가지고 온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에 대한 감사의 뜻은 아이언맨 마스크로 표현했다.

'타오나카'라는 필명을 쓰는 만화 작가는 멧돼지 머리에 13명의 웃고 있는 생환자들, 그리고 구조에 동참한 인력들과 도움을 준 국가의 국기를 만화로 그리고, 전원구조 소식이 전해진 '2018년 7월 10일을 D데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이 밖에도 공기통을 짊어지고 멧돼지 13마리를 로프로 연결해 좁은 동굴 내 침수구간을 빠져나가는 청개구리 모습, 이번 사고의 모든 과정을 한 장에 담은 그림도 SNS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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