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진술 있어야 공소시효 등 법률검토 정확히 할 수 있어"

(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연극계 전반으로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성 추문 사태와 관련, 경찰이 피해자 접촉에 나서면서 이번 논란에 대한 경찰 조사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최근 성폭력 의혹에 휩싸인 이윤택(66)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 하용부(63) 밀양연극촌 촌장, 경남 김해의 한 극단 대표 A씨의 성폭력 사건 피해자들에게 접촉을 시도하는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성범죄는 반의사불벌죄나 친고죄가 아니지만, 피해자 나이와 피해 시점, 피해 내용 등에 대한 진술을 받아야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할 근거가 생기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의 구체적 진술이 있어야 공소시효 등 법률 검토를 정확히 할 수 있다"며 "인터넷에 떠도는 얘기는 사실관계가 불확실한 부분이 있어 이를 바탕으로 수사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 신고를 받고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한다 하더라도 공소시효 등 법률적 문제로 가해자들에 대한 법적 처벌이 힘들 수도 있어 이에 대한 검토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성범죄 공소시효는 강간·강제추행의 경우 10년, 특수강간은 15년, 특수강도강간은 25년이다.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의 나이가 미성년자라면 피해자가 성년이 된 날로부터 공소시효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만 16세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강제추행이라면 성년인 만 20세에 도달하는 기간인 4년과 원래 공소시효인 10년을 더해 총 14년이 공소시효가 된다.

현재 이윤택 감독과 하용부 촌장을 지목하는 피해자들은 2001∼2005년에 성폭력을 당했다는 입장이다.

사건 당시 피해자들의 나이가 정확하게 확인되고 있지 않지만, 이들이 미성년자였다고 하더라도 공소시효가 이미 완성됐을 가능성이 크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성 추문 사건의 피해자들이 경남에 살고 있지 않고 연락처도 없어 연극협회 등을 통해 이들과 접촉을 시도 중"이라며 "피해자들이 가까운 거주지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서 먼저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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