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디스크와 가격 차 좁혀…"국내 업체엔 호재이자 악재"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가격이 올해 연말 역대 최저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SSD는 메모리 반도체를 저장매체로 사용하는 대용량 드라이브로 흔히 사용되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대체할 차세대 저장장치로 불린다.

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보고서를 통해 낸드플래시 공급과잉, SSD 공급자 간 가격경쟁 심화로 512GB SSD 가격이 GB당 0.1달러 아래로 급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보고서는 "128·256·512GB SSD 가격은 2017년 최고치를 찍고 현재까지 50% 이상 하락했다"면서 "가격하락이 수요 증가를 촉진해 올해 SSD 채용 배율은 60∼65%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SSD 가격은 지난해 GB당 0.34달러 수준이었고, HDD는 GB당 0.03달러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보고서 예상대로라면 SSD와 HDD 가격은 기존 10배 이상 차이 나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 수준 격차가 줄어드는 것"이라며 "SSD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또한 보고서는 HDD에서 SSD로의 전환과 동시에 SSD 가운데서도 고용량 제품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봤다.

특히 고용량에 속하는 512GB SSD 가격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면서 128GB SSD의 수요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512GB SSD는 현재 두 번째로 수요가 높은 128GB SSD를 넘어서 주류인 256GB SSD를 뒤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는 낸드 가격 약세라는 악재와 SSD 수요 증가라는 호재를 동시에 겪게 될 전망이다.

먼저 올해 고용량 SSD 가격이 급락한다는 것은 낸드의 가격하락 폭이 예상보다 가파를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의 가격하락은 메모리 반도체 업체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실제 낸드 가격은 1분기 공급과잉으로 인해 25% 이상 크게 하락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악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낸드의 가격하락이 지속하면서 고용량 스토리지 채용이 확대됐고, HDD에서 SSD로의 전환도 가속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낸드의 가격하락에도 불구하고 SSD라는 고용량 저장장치의 수요 확대로 실적이 크게 악화하지는 않았다고 분석한 것이다.

SK하이닉스도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SSD 채용 비율 확대 등으로 낸드 업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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