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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조 시장 잡아라… '대세' 된 무선이어폰

30조 시장 잡아라… '대세' 된 무선이어폰

  • 김영대 기자
  • 승인 2019.03.3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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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이어폰 갤럭시 버즈무선이어폰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갤럭시 버즈'. 삼성전자 제공
무선이어폰 갤럭시 버즈무선이어폰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갤럭시 버즈'. 삼성전자 제공

무선이어폰 시장이 IT 업계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음향기기 업체들은 앞다퉈 신제품을 내놓고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무선이어폰 판매량은 지난해 약 4천600만 대에서 내년 1억2천900만 대로 세 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 2022년 시장규모는 270억 달러(약 30조6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 나와 약 7년간 2천만 대 넘게 팔린 LG전자 '톤 플러스'가 첫 번째 붐을 일으켰지만, 최근 무선이어폰 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2016년 9월 출시된 애플 '에어팟'이 발화점이다. 지난해 기준 점유율이 76%(약 3천500만 대)로 시장을 거의 독식하고 있다.

톤 플러스는 목에 걸친 머리띠 모양의 본체에서 줄 달린 이어폰을 빼내는 '넥밴드' 형태다. 반면 에어팟은 귀에 꼽는 부분 외엔 어떤 장치나 줄도 없는 '완전 무선이어폰'이라 걸리는 부분이 없고 휴대도 편하다.

에어팟은 출시 당시만 해도 '담배꽁초' '콩나물'이라는 조롱을 받았다. 하지만 이내 기존 제품보다 우수한 음질, 빠른 응답속도, 긴 사용시간 등이 입소문을 타며 금세 시장을 장악했다. 특히 함께 출시된 스마트폰 '아이폰7'의 유선단자를 없애, 무선이어폰 경험을 강제한 게 효과가 컸다는 평가다.

이후 삼성전자, 소니, 모토로라 등 스마트폰 업계는 물론 뱅앤올룹슨, JBL 등 전문 오디오 브랜드까지 무선이어폰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에어팟의 아성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윤정 카운터포인트 애널리스트는 "무선이어폰은 애플 '시리', 구글 '어시스턴트' 같은 음성인식 인공지능(AI)과 궁합이 좋아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향후엔 무선이어폰이 스마트폰의 역할을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무선이어폰 에어팟음성인식 AI '시리' 호출과 무선충전 기능이 추가된 '에어팟2'. 애플 제공
무선이어폰 에어팟음성인식 AI '시리' 호출과 무선충전 기능이 추가된 '에어팟2'. 애플 제공

◇에어팟 아성에 '갤럭시 버즈' 도전장

2년 넘게 독주해온 에어팟이 강력한 도전자를 만났다. 삼성전자가 2월 20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에서 공개한 '갤럭시 버즈'다.

우선 착용감이 좋다. 귀에 쏙 들어가는 인체공학적 디자인에 3종의 윙팁과 이어팁으로 크기를 조절할 수 있어, 장시간 착용하거나 운동할 때 껴도 안정적이고 편안하다.

3년 전 삼성이 인수한 음향전문업체 하만의 기술을 적용해 음질도 더 풍성해졌다. 안팎으로 탑재된 두 개의 마이크가 소리를 감지해 통화할 때는 외부 소음이 차단된다.

에어팟에 없는 방수와 무선충전 기능도 있다. 한번 충전으로 음악재생은 최대 6시간, 통화는 최대 5시간 가능하다. 흰색뿐인 에어팟과 달리 검은색, 노란색, 흰색 3종이고 가격도 에어팟(21만9천 원)보다 6만 원 저렴한 15만9천500원이다.

한달 뒤인 3월 20일 애플은 '에어팟2'로 응수했다. 이어폰 전용으로 개발한 H1 칩을 탑재, 통화시간이 전작보다 1시간 긴 3시간이 됐다. 음악재생은 5시간으로 동일하다.

아이폰을 거치지 않고 바로 음성으로 시리를 호출해 노래 교체, 음량 조절, 전화 걸기 등을 명령할 수 있게 됐다. 무선충전 기능도 추가됐다.

본체 가격은 2만 원 싸졌지만, 거의 필수인 무선충전 케이스를 추가하면 3만 원 비싼 24만9천 원이 된다.

해외 언론들의 점수는 갤럭시 버즈에 더 후했다. 미국 IT매체 씨넷은 "통화 음질은 에어팟2, 음악 음질은 갤럭시 버즈가 우위"라며 "가격과 착용감, 편의성과 기능 등 전체적으로 따지면 갤럭시 버즈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1세대 넥밴드 무선이어폰 '톤 플러스'2010년 출시된 '톤 플러스'. 1세대 넥밴드 무선이어폰 붐을 일으켰다. LG전자 제공
1세대 넥밴드 무선이어폰 '톤 플러스'2010년 출시된 '톤 플러스'. 1세대 넥밴드 무선이어폰 붐을 일으켰다. LG전자 제공

◇스마트폰 생태계 구축해 '충성고객' 확보

스마트폰 업계가 무선이어폰에 공력을 쏟아붓는 것은 단순히 상품을 다양화하는 차원이 아니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충성고객'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더 크다.

스마트폰 자체 경쟁력만으론 판매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분명해졌다. 이 때문에 음향기기나 스마트워치 등 주변기기를 더해 고객 이탈을 막는 이른바 '모바일 생태계' 전략이 부상했다.

삼성과 애플이 각기 하만과 비츠를 인수한 것도 그래서다. 실제 에어팟에 너무 익숙해져 안드로이드폰으로 갈아타지 못하고 있다는 아이폰 이용자가 적지 않다.

무선이어폰 경쟁은 올 하반기 더 격화할 전망이다. 궈밍치 TF 인터내셔널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구글과 아마존이 에어팟에 대항할 제품을 생산 중"이라며 "초기 물량은 양사 합쳐서 1천만∼2천만 대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장악 중이고, 아마존은 음성인식 AI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란 점에서 애플엔 삼성만큼 버거운 경쟁자들이 추가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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