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지훈 기자 = 지난해 12월 4일 백석역 부근 도로에서 발생한 열 수송관 파열사고의 원인은 27년 전 부실공사인 용접 불량으로 드러났다.

일산 동부 경찰서는 22일 "국립 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1991년 최초 배관을 공사할 당시 용접 불량 상태로 배관에 접합돼 있던 상태에서 장기간에 걸친 내부 변동압력 등에 의해 열배관 조각 부위가 분리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회신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용접 불량인 접합부에 장기간 뜨거운 물이 오가면서 생긴 내부 변동압력 등으로 배관이 분리돼 사고가 났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열 온수관은 긴 배관을 50~58㎝로 잘라서 연결 부위를 용접해 이어지게 하는 구조"라며 "연결 부위에 용접하면서 용접 용액을 배관 두께만큼 채워야 하는데 절반 정도만 채운 것이 문제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경찰은 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 통제실 관리 책임자와 직원 등 4명, 수송관 관리 책임자와 직원 등 2명 등 총 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한 현장 점검을 맡은 하청업체 소장과 직원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경찰은 27년 전 공사에 투입된 배관 용접공을 추적하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지난해 12월 4일 오후 8시 35분께 고양시 백석역 인근 도로에서 지하 배관이 파열된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메인 배관을 잠그는 등의 조처를 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이들은 평소 수준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압력 수치로 미뤄 긴급 상황임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음에도, 단순히 온수 사용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오히려 압력을 높이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관 책임자는 하청업체의 안전점검이 제대로 이뤄지는지를 감독하고, 수송관의 평소 상태를 안전하게 관리해야 했으나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하청업체 소장과 직원들은 사고 당일 현장에서 육안으로 진행했어야 하는 점검 작업을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육안 점검은 열수송관이 묻혀 있는 지반에 균열이나 패임이 있는지, 연기가 나지는 않는지 등을 매일 살펴보는 업무다.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1차례씩 진행되는 열화상 카메라 이용 점검과 별개로 상시로 사고 발생의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뤄지는 점검이다.

또한 이들은 현장에 나오는 데도 40여분이 소요되는 등 신속한 대응을 하지 못한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한편, 이 사고로 인근 도로에서 차량에 타고 있던 송아무개(69) 씨가 숨지는 등 55명의 인명피해와 74건의 재산 피해가 난방공사 쪽에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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