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간 '벌 연습'에 부모 돈도 뜯어내…"아동성장에 돌이킬 수 없는 악영향"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자신이 가르치는 어린 학생을 수시로 때리고 '벌 연습'을 시킨 골프 강사가 아동학대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최미복 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과 아동복지법을 위반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48)씨에게 최근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A씨는 초등학교 저학년인 B군에게 골프 교습을 시키면서 B군이 골프공을 해저드에 빠뜨렸다는 이유로 골프채 손잡이로 머리를 수차례 때리는 등 2014년부터 약 2년간 12차례 상습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직접적인 폭행뿐 아니라 B군을 9시간 동안 타석에서 내려오지 못하게 벌을 세우고, 모욕적인 말을 내뱉어 정서적 학대를 한 혐의도 받았다.

A씨는 B군을 해외 골프장에서 연습시키겠다며 국외로 데리고 나간 뒤 체류 비용을 부풀리는 수법 등으로 B군 부모에게서 4천만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도 받았다.

B군의 골프 연습에 들어가는 부대 비용을 부담하겠다며 부모가 맡긴 신용카드로 자신의 골프채를 사는 등 1천200만원 상당의 이익을 챙긴 혐의도 있다.

최 판사는 A씨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피고인은 교습 중에 아동이 집중하지 못해 폭행하거나 정서적 학대를 가했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과 같은 아동에 대한 폭행이나 학대는 그런 사유로 정당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 아동이 받았을 신체적, 정신적 고통은 성장 과정에 돌이킬 수 없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피해자들과 합의도 되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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