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이란 당국이 히잡을 쓰지 않고 춤을 추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10대 이란 소녀를 체포해 논란을 빚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사회운동가들에 따르면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마에데 호자브리는 인스타그램에 동영상을 게재한 다수의 이용자들과 함께 체포됐다.

호자브리의 동영상은 침실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서구의 팝과 랩 음악에 따라 춤을 췄다.

다만 대중에 모습을 드러낼 때 착용하도록 돼 있는 히잡을 쓰지 않았다.

호자브리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폐쇄된 상태다.

그는 6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확보하고 있는 소셜미디어 스타로 전해지고 있다.

호자브리의 사생활을 알고 있는 이들은 거의 없다.

그가 이란의 어느 도시 출신인지도 아는 사람이 없다.

다만 그가 체포된 이후 그의 동영상을 수백명이 봤다.

호자브리와 함께 체포된 사람들은 국영방송에 나와 자백을 강요당했다고 사회운동가들이 주장했다.

문제 인물을 국영방송에 등장시켜 잘못을 자백하도록 하는 것은 이란 당국이 종종 사용하는 전략이다.

이란 국영방송 IRIB는 흐릿하게 처리된 한 여성이 나와 문제의 동영상을 만들게 된 동기를 설명하면서 울며 고개를 흔드는 모습을 방영했다.

이 여성은 "관심을 끌려고 동영상을 만든 게 아니다"면서 "동영상은 팔로워들을 위해 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사람들도 이런 동영상을 만들라고 부추길 의도는 전혀 없었다"면서 "같이 일한 팀도 없고 훈련을 받지도 않았으며 단순히 체조만 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 블로거는 "이란에서는 17세나 18세가 춤을 춘다는 등의 이유로 붙잡힌다는 사실을 세상 사람들이 듣게 되면 모두가 웃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많은 이들은 이를 계기로 이란 당국이 인스타그램도 차단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현재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필터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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