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있다가 가족 설득에 귀가, 경찰 "경위 파악 중"

(정읍=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아내가 아파트에서 떨어졌다고 신고한 후 실종된 30대가 사고 발생 18일 만에 귀가했다.

전북경찰청은 9일 "전날 오전 실종된 남편이 자진 귀가했다"며 "가족이 끈질기게 설득해 집으로 되돌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정읍시 연지동 한 아파트 12층에서 A(26·여)씨가 추락했다.

당시 A씨 목에는 전선이 감겨 있었고, 추락 도중 나뭇가지에 걸려 온몸에 골절상을 입었다.

추락 직후 A씨는 남편 B씨(34)의 신고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이튿날 의식을 회복했으나, 남편은 다친 아내를 간호하는 대신 차를 몰고 김제 방면으로 향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경찰은 남편에게 거듭 전화를 했고, 수차례 통화시도 끝에 전화를 받은 B씨는 "교통사고로 죽으려고 했는데 잘 안 됐다"고 말한 뒤 휴대전화 전원을 껐다.

경찰은 강력범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최근까지 B씨 행방을 쫓았으나 소재 파악에는 이르지 못했다.

B씨는 전주의 한 PC방에 있다가 가족에게 발견돼 귀가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그는 "아내와 다투고 방에 혼자 있었는데 갑자기 비명이 들려서 추락 사실을 알게 됐다. 더는 살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집을 나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다 실패했다"며 "그동안 찜질방과 PC방에서 생활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내가 '남편은 사고와 관계가 없다'고 말한 데다, B씨 진술이 구체적인 점으로 미뤄 강력범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부부를 상대로 자세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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