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지훈 기자 = 연산군(燕山君) 때의 갑자사화부터 중종(中宗) 기묘사화까지의 피 터지는 권력투쟁 과정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냉철하게 파헤친 장편 역사소설 ‘그을린 개혁, 360쪽’이 도서출판 ‘우리마음books’에서 전자책부터 출간되었다.

◇그을린 改革, 저자 한상희(韓相熙)

이 소설은 지난해 유자광(柳子光)의 생애를 다룬 ‘그을린 後孫’에 이은 조선왕조 역사물 제2탄이다. 저자는 조선왕조실록 등 여러 사료들을 토대로 기존의 정설과는 달리 연산군의 숨겨진 성군 자질 발굴에 초점을 두는 한편, 조광조의 개혁정책 실패 원인과 당시 성리학의 모순도 이색적으로 파헤쳤다. 성종(成宗) 때 ‘어우동’과 연산군 생모 폐비 윤 씨 사사 배경 역시 심층 해부했다. 이 책은 원래 정상적으로는 407p이나 글자 포인트를 줄여 360p를 간신히 유지했다.

* 종이 책은 추후 출간 예정(종이책 1만4,000원/360쪽, 전자책 9,800원/360쪽)

◇연산군은 광인(狂人)이 아니라 정상인(精詳人)이었다

이 소설은 당시 조선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어우동’ 성 스캔들에서부터 출발한다. 연산군은 즉위 3개월 후 우연히 생모의 비극을 알았지만 일체 내색 않고 복수의 명분을 찾기 위해 갑자사화(甲子士禍)까지 무려 10년이라는 인고의 세월을 참아온다. 조선왕조를 연구한 博士 부부는 이 소설에서 연산군이 도쿠가와 이예야스(德川家康)처럼 발톱과 이빨을 꼭꼭 숨기고 뻐꾸기가 울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지극히 정상인(精詳人, 치밀하고 정이 많은 사람을 지칭)이었다고 조심스럽게 결론짓는다. 또한 이들 부부는 中宗 때의 조광조(趙光祖)가 기묘사화(己卯士禍)를 자초한 측면이 컸다고 지적하면서, 당시 조선사회가 그토록 맹신했던 성리학의 모순도 조목조목 꼬집어 낸다.

한편, 고향이 전남 담양인 저자 한상희(韓相熙)는 성균관大 영문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원에서 서양미술사에 매진하다 중퇴했다. 그는 駐루마니아 1등 서기관 등 30 여년에 걸친 공직생활을 마친(3급)후, 수년 전 숙원인 작가 세계로 과감히 뛰어든 아주 이색적인 경력자(者)다. 그의 저서로는 문화·예술분야인 <겨울날의 환상 속에서>, <영화와 문화는 동반자>, <칼라스의 영욕>과 장편소설 <평양 컨스피러시>, <오열(嗚咽)>, <추상(追想)>, <검사의 순정>, <눈꽃 질 무렵>, <순사(殉死)>, <그을린 풍차>, <그을린 후손> 등이 있다. 그는 이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금년 하반기에 발표할 계획 하에 동구권 문화·예술관련 저서를 집필 중이다.
 

저작권자 © RNX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