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급유선 선장·갑판원·선주 등도 피고 명단에 포함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15명이 숨진 인천 영흥도 낚시어선 충돌 사고의 희생자 유가족이 정부와 급유선 선장 등을 상대로 총 120억원대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1일 법원과 사고 희생자 유가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발생한 영흥도 낚시어선·급유선 충돌 사고 유가족 29명은 최근 정부 등을 상대로 총 120억2천800여만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원고에는 사고 당시 낚시어선 선창1호(9.77t급)를 운항한 선장 오모(70·사망)씨 유가족을 제외한 희생자 14명의 아내·부모·자녀 등 상속인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정부뿐 아니라 당시 선창1호와 충돌해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급유선 명진15호(336t급)의 선장 전모(39)씨와 갑판원 김모(47)씨를 상대로도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또 명진15호와 선창1호 선주도 피고 명단에 포함됐다.

이번 소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에 배당된 상태이며 첫 재판기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낚시어선 충돌사고로 처남을 잃은 유족 A(43)씨는 "사고 직후 구조 작전에 나선 해경의 부실한 대응이 드러났고 정부도 잘못을 인정하고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고 했다"며 "그러나 유족들이 받은 건 옹진군이 지원한 장례비 500만원뿐(1인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고 낚시어선이 가입해 둔 선박보험을 통해 희생자 1인당 1억∼1억5천만원씩을 받았지만, 해경이나 급유선 선장 등의 과실로 인한 피해보상은 없었다"고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동서 사이인 전씨와 김씨는 지난해 12월 3일 오전 6시 2분께 인천시 영흥도 진두항 남서방 1.25㎞ 해상에서 낚시 어선 선창1호를 들이받아 낚시객 등 15명을 숨지게 하고 7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충돌 후 전복한 선창1호에는 사고 당시 22명이 타고 있었다. 숨진 15명 외 '에어포켓'(뒤집힌 배 안 공기층)에서 2시간 40분가량 버티다가 생존한 낚시객 3명 등 나머지 7명은 해경 등에 구조됐다.

전씨는 사고 전 낚시 어선을 발견하고도 충돌을 막기 위한 감속이나 항로변경 등을 하지 않았고, 김씨는 전씨와 함께 '2인 1조' 당직 근무를 하던 중 조타실을 비워 관련 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전씨와 김씨에게 각각 금고 4년과 금고 3년을 구형했다.

이들의 선고 공판은 다음 달 9일 오후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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