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영국에서 경사로를 따라 미끄러져 강물에 빠진 승용차 안에 홀로 남겨진 두 살난 여아가 숨진 사건을 두고 아이를 차에 남겨둔 엄마를 비난하는 악성 댓글이 거세지자 경찰이 이들에게 사법처리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9일 영국 서부 웨일즈의 작은 마을인 카디건에서 일어났다.

킴 로우랜즈(25)는 두 살난 자신의 딸 키아라와 함께 승용차에 탔다가 키아라는 차에 둔 채 잠시 내려 현금을 가지러 사무실에 되돌아갔다.

그 사이 승용차가 저절로 움직여 비탈길을 150m가량 미끄러져 내려간 뒤 테피 강으로 빠졌다.

사무실에서 나온 로우랜즈는 차가 보이지 않자 도난당한 줄 알고 신고했고 경찰이 인근을 수색하다가 두 시간 만에 차가 차가운 강물에 빠진 것을 확인했다.

경찰관이 강물에 뛰어들어 키아라를 차에서 꺼낸 뒤 앰뷸런스 헬리콥터로 가장 가까운 대도시 카디프로 후송했지만 끝내 살려내지는 못했다.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자 로우랜즈와 파트너 젯 무어(40)의 페이스북 계정들에는 이들을 비난하는 악성 글들이 쏟아졌다.

로우랜즈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아가야 엄마는 너를 사랑한다. 미안하다"며 "남은 생애 죄책감 속에 살겠구나"고 썼지만 많은 이용자는 그의 죄책감에 무게를 더했다.

한 이용자는 "가여운 작은 아이…. 차 안에 혼자 남겨지다니 얼마나 무서웠겠니…. 그것도 핸드브레이크가 채워지지 않은 게 분명한 차 안에…"라며 엄마를 비난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정말로 소중하고 무력한데 부모들은 강으로 이어진 비탈길 꼭대기에 있는 차에 아이들을 내버려두지 않도록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이용자는 "부모들이 무방비의 아이들을 차에 혼자 내버려두는 것을 멈췄다면 이런 일들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은 더 좋은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고 썼다.

일부 게시글들은 그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경찰은 이런 악성 댓글들에 대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악의적인 댓글들을 알고 있다. 이런 댓글들이 검토되고 있으며 행동이 취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찰은 사건 수사와 관련해선 새 차에 가까운 사고 승용차의 전자식 핸드브레이크가 작동했는지를 파악하는 한편 로우랜즈를 과실 혐의로 기소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아이를 홀로 차 안에 내버려두는 것은 불법이 아니지만 "아이가 다치거나 고통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면" 범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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