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우버 내 성희롱을 폭로해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을 촉발한 수전 파울러가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FT는 12일(현지시간) "파울러는 여성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도와준 내부고발자였다"며 "그는 직장 내에서 여성들이 대우받는 방식을 변화하게 한 캠페인을 촉발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파울러는 2015년 11월부터 작년 12월까지 우버 엔지니어로 근무하며 겪었던 성희롱 경험을 지난 2월 자신의 블로그에 폭로했다.

처음에 파울러의 폭로를 묵살했던 우버는 논란이 커지자 내부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성희롱과 연관됐던 직원 20여 명이 해고됐다.

그의 용기 있는 고백은 이런 성희롱 사내문화를 방관하고 조장했던 우버의 창립자 트래비스 칼라닉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게 만들었다.

파울러의 폭로 이후 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성폭력이나 성희롱 피해를 당한 사실을 알리자는 취지에서 '미투' 캠페인을 시작했고, 이는 사회 전 분야로 빠르게 확산됐다.

FT는 "파울러가 블로그에 폭로할 때만 해도 우버의 성희롱 스캔들은 매우 동떨어진 사건처럼 보였다"면서 "하지만 그 파급효과는 곧 한 회사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또 "많은 여성이 공개적으로 성희롱과 성폭력 피해 경험을 털어놓았고, 가해자들에게 전에 없던 결과가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파울러도 FT와의 인터뷰에서 "여성들은 너무나도 오랫동안 목소리를 내왔지만 이를 믿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며 "그동안 가해자들에게는 어떠한 결과도 없었지만 올해는 그것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미국 46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FT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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