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수 권경원, 신태용호 출범 이후 '1호 득점'

(모스크바=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해외파로만 소집돼 '포지션 불균형'에 처한 축구 대표팀이 또다시 엉성한 수비조직력과 결정력 부족의 악재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신태용호 출범 이후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의 악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7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VEB 아레나에서 열린 러시아와 평가전에서 김주영(허베이 화샤)이 두 차례나 자책골을 허용하며 2-4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신태용호는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9, 10차전 무승부에 이어 첫 해외 원정 평가전에서 패배를 맛보며 2무1패의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히딩크 감독 복귀설'의 악재 속에 승리가 꼭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해외파로만 대표팀이 구성되면서 풀백 자원의 부족 때문에 정상적인 포메이션을 가동하지 못한 데다 예상치 못한 자책골이 쏟아지며 최악의 패배를 면치 못했다.

◇ 실패로 끝난 '변형 포메이션' = 신태용 감독은 왼쪽 풀백 자원이 전무한 상황에서 스리백으로 러시아에 맞섰다. 하지만 포지션 불균형 때문에 측면 공격자원인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을 오른쪽 윙백으로 가동하는 변칙 전술을 가동할 수밖에 없었다.

신 감독은 손흥민(토트넘)을 왼쪽 날개로 세우고 권창훈(디종)을 오른쪽 날개에 배치,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선 황의조(감바 오사카)와 최전방 호흡을 맞추게 했다.

러시아의 강한 공격에 대비해 중앙 수비수로 나선 장현수(FC 도쿄)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를 번갈아 이동하며 '변형 스리백'의 핵심 역할을 맡았다.

의욕적으로 나섰지만 허술한 수비조직력은 실점으로 이어졌다. 한국은 전반 44분 러시아의 표도르 스몰로프에게 코너킥 상황에서 처음 실점했다.

코너킥 수비에서 스몰로프를 자유롭게 풀어준 게 화근이었다. 코너킥 순간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넘어지면서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흐트러진 결과였다.

여기에 뜻하지 않은 김주영의 보기 드문 두 차례 자책골은 러시아의 상승세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선제골 실점 이후 후반 초반 공세를 이어가며 동점골을 노린 시점에서 후반 9분부터 2분 동안 이어진 자책골 행진으로 대표팀은 스스로 무너진 꼴이 됐다.

◇ 안타까운 공격수들의 무딘 결정력 = 여전히 정교하지 못한 마무리 패스와 슈팅도 90분 내내 팬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전반 32분 손흥민이 골지역 왼쪽 부근에서 때린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7분 뒤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따낸 프리킥 역시 이청용의 정확도 떨어지는 슈팅으로 무산됐다. 후반 22분 골지역 오른쪽에서 기회를 잡은 권창훈의 슈팅마저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신 감독은 후반 중반 황의조, 김영권(광저우 헝다), 정우영(충칭 리판), 구자철, 손흥민을 빼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오재석(감바 오사카), 기성용(스완시시티), 박종우(알 자지라), 황일수(옌볜)를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지만 허사였다.

뒷문 단속에 실패하고, 최전방 공격에서도 정교함이 떨어지면서 신태용호는 후반에만 3실점 하고 자멸했다.

그나마 후반 42분 이청용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권경원(톈진 취안젠)이 헤딩골로 연결해 무득점 패배의 수모는 면했다.

권경원 덕분에 신태용호는 무려 3경기 연속 무득점의 수렁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왔다. 신태용호는 후반 종료 직전 지동원의 득점이 이어졌지만 경기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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