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KBS 2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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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RNX뉴스] 서재학 기자 = '지구 위 블랙박스' 센터 기록자의 비밀이 밝혀졌다. 기록자는 인류 중 랜덤으로 선발된 것이고, 모든 인간은 지구의 미래에 대한 동등한 결정과 책임을 지니고 있는 것.

‘지구 위 블랙박스’는 상징적인 메시지와 함께 먹먹한 감동을 선사하며 탄탄한 기후 위기 세계관의 기승전결을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지난 23일(월) 방송된 KBS 공사 창립 50주년 대기획 ‘지구 위 블랙박스’(연출 구민정) 3회는 지난 회 2054년의 블랙박스 센터 윤(김신록 분)과 2080년의 블랙박스 센터 한스(박병은 분)의 시대가 지난 2123년을 배경으로 했다. 

어느새 생명의 싹이 자랄 수 있는 정도의 환경으로 회복된 지구의 데이터 센터 ‘블랙박스’에서 기록자 니오(김건우 분)과 AI 러스(고경표 분)는 방공호 산소 농도 5% 미만이라는 일촉즉발의 상황 앞에서 인류 지구 귀환 프로젝트에 대한 결정을 앞두고 인간에 대한 믿음을 놓고 갈등이 폭발했다.

러스는 방공호 산소 농도 5% 미만의 일촉즉발의 상황에도 ‘인류의 지구 귀환 프로젝트 실행에 동의하십니까’라는 질문을 계속 회피하고 있는 니오를 재촉하기 시작한다. 

선택을 계속 미루면 기록자 자격이 박탈되는 상황. 러스는 선택을 미루고 있는 니오에게 “다시 방공호로 돌아갈 수도 있다”라고 말하며 선택을 할 것을 계속해서 이야기하지만 그럼에도 니오는 러스의 말을 무시한 채 “2023년쯤에 사람들이 기후 재난 지역에서 춤도 추고 피아노 연주도 하고 그랬다”라고 말하며 2023년 기후 위기 콘서트를 플레이했다.

화면을 가득 채운 태국 숲의 모습으로 시작된 다큐멘터리에서 장엄한 숲과 나무에 정재형과 대니 구는 감탄을 연발했다. 뒤이어 그들이 찾은 크라비 타운 야시장. 너무나도 일상적이고 활기찬 모습에 정재형은 “어디서 기후변화가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라며 적잖이 당황했다. 

하지만 이내 연주회를 펼치기 위해 찾아간 맹그로브 숲 현실에 충격을 받았다. 맹그로브 숲은 연간 이산화탄소 2,280만 톤을 흡수하며 자연 방파제 역할을 하는 곳. 

그러나 인간의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을 만들어 내기 위해 맹그로브를 없애고 거대한 새우 양식장과 팜 농장을 만들고 있는 모순적인 현실에 정재형과 대니 구는 큰 충격을 받고 입을 다물지 못하고 그들은 그곳에서 정재형의 자작곡 ‘라 메르’ 연주를 선보이며 뭉클한 감동과 위로를 선사했다.

맹그로브 숲을 한참 동안 바라보고 있는 니오의 옆에 계속해서 ‘74차 연간 보고 요청’의 알림이 울리자 러스는 니오에게 “이제는 결정해야 한다”라고 독촉했다. 하지만 러스의 말을 또다시 회피하며 다른 화제로 이야기를 바꾸려고 하는 니오. 

그런 니오에게 러스는 “아직 판단하기 무리라고 생각한다면 공식 프로젝트를 실행시키지 않아도 된다. 다음 기록자가 선택할 거야”라며 분노했다. 두려움에 가득 찬 니오는 “나는 아직 이 지구에 인간이 다시 오는 게 아직 무섭다”라고 말해 먹먹함을 선사했다.

니오의 모습 뒤로는 “거대 도시 서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24시간 화려한 불빛으로 가득 차 있어 인공위성으로 보아도 환하게 보일 정도로 강력한 빛을 내뿜는 서울의 모습이 등장했다. 

서울이 2022년 전 세계 탄소 배출량 5위를 기록할 정도로 1인당 평균보다 약 2배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는 도시라는 사실에 적잖은 충격을 선사했다. 이에 기후 위기의 서울을 기록하기 위해 광화문을 찾은 호시가 등장했다.

퍼포먼스 전 밤임에도 불구하고 낮처럼 환한 모습을 하고 있는 서울의 모습에 호시는 “지구가 사라지는 것이 어쩌면 없는 일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편곡하고 치열하게 퍼포먼스를 준비했다”라는 남다른 각오를 전하며 화려하고 강렬한 ‘호랑이’ 퍼포먼스를 선사했다.

수많은 경고가 있었음에도 놓쳐버린 채 지구는 거주 불능이 된 상황. 러스는 두려움에 선택을 미루는 니오를 다독이며 “기록자의 가장 중요한 일은 인간을 믿는 일이야. 모든 인간이 다시 지구를 되돌릴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버리면 안 된다”라고 말하지만 니오는 “인간이 무책임하게 이곳을 떠나고 저 위에 잠들어 있는 동안 지구는 최선을 다했다. 

이대로 두는 게 더 낫지 않을까”라며 인간을 지구에 복귀 시키는 것에 대해 두려워한다. 이에 러스는 “나는 인간을 믿어. 네가 오기 전에 함께해왔던 기록자들. 그들이 보여준 그리움도 원망도 분노도 결국 지구에 돌아올 수 있을 거란 믿음에서 나왔으니깐”라는 말로 자신이 그간 봐왔던 인간에 대한 믿음으로 니오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더 이상 선택을 지체할 시간이 없는 상황. 지구에 복귀하지 않으면 모두가 죽는다는 것을 아는 니오는 러스에게 “네 임무는 기록자가 외롭지 않게 지키는 것이라고 했지. 그럼 내 임무는 뭐야?”라고 묻고 이에 러스는 “지구를 지켜보고 기록을 복구하면서 인간이 다시 지구에 올 시기를 결정하는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에게는 그럴 자격이 없다는 니오에게 러스는 “기록자는 랜덤이야”라며 “인간 하나하나가 다 똑같은 결정권자니깐. 결정 앞에서의 권위를 가진 한 인간이 아닌 모두가 동등하다”라고 말하며 “지구의 하늘과 바다, 식물과 비, 눈, 드넓은 초원, 그곳에 많은 생명체 안에 인간이 있길 바란다”라는 말로 니오에게 응원과 위로의 말을 전했다. 

결국 니오는 ‘74차 연간 보고 요청’ 화면 앞으로 걸어가 인류 지구 귀환에 대한 선택을 하면서 드라마는 엔딩을 맞이했다.

이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에서는 "오늘이 마지막이라 너무 슬프다", "지구 위 블랙박스 중독적이다", "앨범 선 구매 기쁘긴 한데 약간 걱정된다", "지구 위 블랙박스 컨셉 잘 잡은 듯 경각심 갖고 보게 되네",

"지블박 보니깐 나무 심기가 시급", "지구 위 블랙박스 유익하고 재미있다 연주 미쳤음", "지구 위 블랙박스 기획자 누구십니까? 미쳤다", "호시 보려고 틀었다가 생각이 많아진다. 지구와 인간에 대해서. 이런 생각해볼 기회 만들어줘서 고마워"등의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한편 KBS 공사창립 50주년 대기획 ‘지구 위 블랙박스’는 거주 불능 상태인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데이터 센터 ‘블랙박스'의 유일한 기록자(김신록, 박병은, 김건우)가 2023년의 뮤지션들이 남긴 '기후 위기 아카이브 콘서트' 영상을 발견하게 되는 스토리로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길 4회는 내일 24일(화) 밤 9시 45분에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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