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무장 출격시 오산서 평양까지 10분내 진입해 작전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군사 전문가들은 3일 미국 전략무기인 F-22(랩터)와 F-35B(라이트닝Ⅱ) 스텔스 전투기가 한반도에 순환 배치되면 북한 지도부에 상당한 심리적 압박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F-22와 F-35B는 수준 높은 스텔스 기능을 갖춰 한반도 상황 유사시 북한지역에 밀집 배치된 방공망을 뚫고 평양 상공으로 은밀하고 신속히 진입할 수 있는 전략무기로 꼽히기 때문이다.

◇풀무장 출격시 오산기지서 평양까지 10분내 진입

두 스텔스 전투기의 장점은 은밀성과 속도에 있다.

완전무장을 하고 오산기지에서 출격하면 평양 상공까지 10분, 군산기지에서는 20분 내로 각각 진입할 수 있는 속도를 갖췄다.

지상의 방공망에 걸리지 않고 10∼20분 내로 평양 상공에서 작전을 펼 수 있으므로 북한 지도부로서는 평양 어느 쪽 방향의 하늘에서 정밀폭탄이 날아올지 모르는 심리적 공포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F-22는 최고 속력이 마하 2.5 이상으로 작전반경은 2천177㎞에 달한다. 작전반경은 F-22보다 짧은 800여㎞인 F-35B도 최고속도가 마하 1.6에 달한다.

스텔스 기능 강화에 중점을 두고 개발된 F-22의 레이더(APG-77)는 다기능위상배열(AESA) 방식을 적용했다. APG-77 레이더는 LPI(저포착성) 능력이 강화된 스텔스 레이더일 뿐 아니라 최대 250㎞ 떨어진 적의 위치와 정보까지 파악할 수 있어 미니 조기경보기(AWACS)로도 평가된다.

지난 2007년 1월 미국 알래스카에서 개최된 합동군사훈련(노든 엣지)의 모의공중전서 1대가 대항기로 나선 F-15, F-16 전투기 144대를 격추하는 기록을 세워 '공중전 지존'이라는 영예를 얻었다.

F-35B에 장착된 레이더(AN/APG-81)는 저피탐성 전파를 발산해 적의 전자정찰에도 잘 잡히지 않는다. '먼저 보고, 먼저 쏘는' 스텔스 전투기의 임무에 충실한 전투기로 꼽힌다.

북한은 한미 연합 공군전력 저지를 위해 평양 일대에 4중의 방공체계를 구축해 놓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대사거리 260∼300㎞인 SA-5(Gammon) 지대공미사일 40여 기가 평양과 최근접 지역에 배치됐다. 최대사거리 48㎞의 SA-2(Guideline)와 35㎞의 SA-3(Goa), 4㎞의 SA-7, 4.5㎞의 SA-16, 5㎞의 SA-18과 AA-11 등의 지대공미사일, 고사포 등이 겹겹이 평양을 감싸고 있다.

북한은 2000년부터 이들 대공미사일의 수량을 기종에 따라 최대 20배 이상 늘려 생산 배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확장억제력 실행력 증대 차원

북한 지도부 입장에서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F-22와 F-35B의 순환배치는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철통 같은 방어 의지와 함께 확장억제력의 실행력 구현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다.

미국은 한국이 북한의 핵 공격 위협을 받으면 본토 방어에 준하는 확장억제력(재래식무기, 핵우산, 미사일방어체계)을 한국에 제공한다고 천명했지만, 한국 일각에서는 이런 약속이 선언적인 의미에 가까운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

미국에 전술핵무기 한반도 재배치를 요구하되 여의치 않으면 핵잠수함 건조를 비롯한 독자적인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미국서 열린 제48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미국 전략무기 한반도 '상시 순환배치'를 관철하는 데 집중했지만, 미측이 난색을 표명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레드라인의 '임계치'에 달했다고 평가하는 상황에서 입장이 유연하게 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지난달 31일 B-1B 2대와 F-35B 4대가 동시에 한반도에 출격한 것에 대해 의미심장하게 평가한 것도 미측의 입장이 달라졌음을 말해주고 있다.

브룩스 사령관은 "미국은 북한과 지역 국가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고자 UFG 연습 기간 폭격기를 출격시키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북한은 이러한 제스처에 서북도서 점령 훈련과 3발의 단거리 미사일, 일본 상공을 지나 태평양에 떨어진 탄도미사일로 대답했다. 명백하게 폭격기가 출격하지 않더라도 (북한의 태도에 있어) 달라진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하거나 전략무기를 전개하지 않는다고 해도 북한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점을 강조한 발언이다. 이면에는 연합훈련을 계획대로 강력히 시행하고 전략무기도 공세적으로 투입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발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정부와 군 관계자들도 전략무기 순환배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만약 '상시 배치'한다면 2만8천500명인 주한미군 전체 병력 수가 늘어나고, 상시 배치 병력의 숙소나 동반 가족 숙소, 주둔에 따른 비용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그와 동일한 억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순환배치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것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RNX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