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후반기 평균자책점 1.54…포스트시즌에 강한 면모까지
다저스 선발진 포화…현지에선 '빅게임 피처' 류현진에 관심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류현진은 큰 경기에 강한 투수(Big game pitcher)다."

ESPN은 2013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자 이와 같은 찬사를 바쳤다.

그리고 류현진이 2014년 디비전시리즈에서도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자 그의 이미지는 '빅게임 피처'로 굳었다.

류현진의 전성기인 2013년과 2014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있었던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조차 그를 '빅게임 피처'로 인정했을 정도다.

2015년 어깨 수술과 2016년 팔꿈치 수술을 받고도 마운드에 무사히 복귀한 류현진은 이제 포스트시즌 등판까지 꿈꾼다.

수술 직후에는 빅리그 등판조차 불확실했던 류현진이지만, 이제는 팀에서 먼저 그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포스트시즌은 경험이 제일이다. 어떤 선수는 유독 포스트시즌에 약한 모습을 노출하기도 한다.

그 대표적인 투수가 바로 '현역 최강' 클레이턴 커쇼다.

정규시즌 통산 141승 62패 평균자책점 2.34에 빛나는 커쇼의 포스트시즌 성적은 4승 7패 평균자책점 4.55로 평범하다.

반면, 류현진은 불과 3경기지만 1승 평균자책점 2.81이다. 포스트시즌으로 한정하면, 커쇼 부러울 게 없는 투수다.

류현진이 올해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올라갈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정기적인 휴식일을 보장하는 포스트시즌은 4명의 선발투수만 있으면 된다.

커쇼와 다르빗슈 유, 알렉스 우드까지 3명은 확정적이다.

커쇼는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무조건 나설 '부동의 에이스'이며, 다르빗슈 역시 포스트시즌에 활용하려고 영입한 선수다.

현재 우드는 흉곽과 쇄골에 염증이 생겨 부상자명단(DL)에 올랐다. 큰 부상이 아니라 포스트시즌까지는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류현진과 리치 힐, 마에다 겐타, 브랜던 매카시까지 4명이 경쟁을 벌이는 형국이다.

현실적으로는 힐의 포스트시즌 선발진 합류 가능성이 가장 크다.

힐은 24일(한국시간) 피츠버그전에서 '9이닝 노히트'라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후반기 성적도 7경기 4승 1패 평균자책점 2.79로 준수하다.

그러나 변수라면 37세로 적지 않은 그의 나이다. 통산 포스트시즌 성적도 1승 2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평이하다.

최근 기세는 류현진이 가장 좋다. 류현진은 25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에서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쳐 시즌 5승(6패)째를 수확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34다.

다저스는 후반기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 6경기에서 모두 승리했고, 류현진도 2승 평균자책점 1.54로 후반기 리그 평균자책점 2위를 달리고 있다.

게다가 류현진은 다저스에서 그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올림픽 결승전' 선발투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쿠바와 결승전에서 시종일관 포커페이스를 유지한 류현진은 어떤 경기에 등판하더라도 심리적으로 위축할 가능성이 작다.

마에다의 후반기 성적은 4승 1패 평균자책점 2.70이며, 매카시는 부상 때문에 단 2경기에 나와 1패 평균자책점 10.38로 부진했다.

류현진의 호투로 시즌 90승(36패)째를 거둔 다저스는 지구 우승은 이미 예약했다.

전문가들은 1988년 이후 29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적기라고 입을 모은다.

아직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정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최근 호투를 거듭해 로버츠 감독에게 '행복한 고민거리'를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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