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연구가 "무분별한 개발과 남획으로 개체수 줄까 걱정"

(목포=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바위나 오래된 나무에 붙어 자라는 모습이 지네를 닮아서 '지네난초'라고도 불리는 '지네발란'.

식물을 보는 눈은 동·서양이 다를 바가 없어 영어 이름도 지네발란(Centipede's Foot Orchid)이다.

세계적으로 약 100종이 발견됐지만, 한국에는 1종만이 자생한다.

줄기는 가늘고 길게 뻗으며 단단한 가지는 드문드문 갈라진다.

지네 발을 닮은 잎은 2줄로 어긋나게 배열됐고, 가죽처럼 질긴 질감을 지녔다.

뿌리는 줄기 곳곳에서 굵게 내리며, 작고 앙증맞은 연분홍빛 꽃은 7∼8월께 줄기를 덮은 잎겨드랑이를 뚫고 한 송이씩 나온다.

지네발란은 전남 서·남해안과 제주도, 일부 내륙지역 등 협소한 지역에만 분포해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 Ⅴ등급에 해당한다.

미래에 지구 상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큰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육상식물로 지정된 법정보호종이기도 하다.

목포 유달산은 바닷가에 자리하고 바위가 발달해 지네발란이 살아갈 최적의 장소로 알려졌으나 최근 둘레길 개설과정에서 자생지가 크게 훼손되고 무방비로 노출됐다.

또 관상 가치가 높고 희귀해 남획이 이뤄지면서 개체 수가 크게 줄고 있다.

21일 황호림 숲 연구가는 "지네발란은 서식지 환경변화에 매우 민감하다"며 "유달산 케이블카 등 개발로 서식 환경이 위축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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