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文대통령과의 관계 "그레이트 케미스트리" 언급
文대통령, 북핵 단계적 접근 '동의' 부각하며 한미동맹 강조
트럼프, 방위비 분담·무역불균형 거론하며 FTA재협상 시사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이상헌 김승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동언론 발표문을 읽는 동안 문재인 대통령의 표정은 다소 굳어 있었다.

원론적인 의제를 언급하는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과 사실상 한·미 FTA 재협상을 직접 언급했기 때문이다.

반면, 문 대통령의 공동언론 발표문은 한미동맹 발전과 북핵문제 해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 등에 대해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북핵 문제 해결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관련 정책을 긴밀히 조율했음을 밝히는 데 초점을 뒀다.

공동언론 발표문은 양국 간 사전 조율을 거치지 않고 각자 준비해 발표하는 것인 만큼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상 구체적인 사안을 거론할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그런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는 평이다.

공동언론 발표는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웨스트윙 옆 로즈가든에서 이뤄졌다. 양국 정상이 오전 11시46분 동시에 로즈가든에 마련된 단상 앞에 섰다.

백악관을 등지고 문 대통령이 오른쪽에, 트럼프 대통령이 왼쪽 단상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는 7분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를 마치자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돌아서서 박수를 쳤고, 두 정상은 가볍게 악수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오전 11시53분부터 정오까지 7분간 준비한 발표문을 낭독했다. 문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을 향해 돌아서서 악수를 청했다.

가볍게 악수한 두 정상은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고 돌아서서 백악관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른손을 들어 문 대통령에게 길을 안내했다.

이에 앞서 두 정상은 백악관 웨스트윙 내 미국 대통령의 공식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서 단독 정상회담을 했다.

문 대통령은 오전 10시17분 백악관에 도착했으며 차에서 내려 마중 나온 트럼프 대통령과 가볍게 악수했다.

전날 환영 만찬에서 똑같이 하늘색 넥타이를 맨 두 정상은 이날은 다른 색깔 넥타이를 맸다. 문 대통령은 진한 녹색 넥타이를, 트럼프 대통령은 남색 바탕에 하늘색 줄무늬가 들어간 넥타이를 착용했다.

사진 촬영 등으로 다소 시간이 지체돼 단독 정상회담은 예정보다 7분 늦은 오전 10시22분에 시작돼 오전 10시45분에 끝났다.

두 정상은 언론에 약 4분 정도 모두 발언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아주 아주 좋다(very, very good)"고 표현했다.

이어 두 정상은 국무회의실(Cabinet Room)로 자리를 옮겨 확대 정상회담을 이어갔다.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롯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재러드 쿠슈너 선임자문관, 매튜 포틴저 NSC 선임보좌관, 개리 콘 국가경제회의 의장 등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안호영 주미 한국대사,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김현철 경제보좌관이 배석했다.

이 자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관계를 '그레이트 케미스트리(great chemistry)'라고 표현했다.

확대 정상회담은 오전 10시49분부터 낮 12시30분까지 41분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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