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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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RNX뉴스] 이아람 기자 = 천우희와 김동욱이 서로의 구원자가 되어주고 있다.

tvN 월화드라마 ‘이로운 사기(극본 한우주/ 연출 이수현/ 제작 스튜디오드래곤)’가 반환점을 돌아서면서 한층 더 밀도 높은 전개로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이로움(천우희 분)과 한무영(김동욱 분)의 언제든 깨어질 것만 같던 불안한 관계성이 일련의 사건들을 함께 겪으며 초반과 180도 달라졌다. 이에 두 사람이 서로에게 서서히 스며 들어간 멜로 모멘트 장면들을 짚어봤다.

먼저 이로움과 한무영의 가장 큰 터닝포인트는 바로 나비스웰빙 장경자(이태란 분) 금고털이 작전이 실패하던 바로 그날이었다. 십 년간 감옥에서 그려온 작전이 수포로 돌아가고 부모님이 죽은 현장에 홀로 남겨진 이로움 앞에 한무영이 나타난 것. 

어두운 숲속 바닥까지 가라앉은 이로움의 눈앞에 헤드라이트 불빛이 쏟아지는 가운데 그 속에서 등장한 한무영은 “늦어서 미안해요. 돌아가요, 집으로”라고 손을 내밀었다.

한무영은 이로움이 자신의 아버지 사업을 부도나게 만든 사람 중 하나라는 걸 알면서도 그녀를 찾아냈다. 인간을 향한 기대치가 제로나 마찬가지인 이로움에게도 다른 누구도 아닌 한무영의 등장은 충분히 놀랄 수밖에 없던 상황. 

이로움은 부모를 죽인 가해자에게도 들어본 적 없던 사과를 피해자인 한무영에게 받았다. 이로움의 회색빛 세상이 균열을 일으키고 그 틈으로 빛이 들어서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이어서 집으로 돌아온 이로움과 한무영 사이에 묘한 분위기가 형성돼 보는 이들의 숨을 죽이게 만들었다. 집에 도착한 이로움은 한무영의 행동에서 이유를 찾으려 날을 바짝 세웠다. 

아버지 사업이 망하는데 일조한 사람이 앞에 있는지도 모르고, 작전을 돕겠다는 한무영이 불쌍해서 진실이 담긴 USB를 줬다는 비아냥에 그 역시 “나도 로움씨가 불쌍해서 이러는 건데”라고 덤덤하게 응수해 이로움의 맥이 탁 풀리게 했다.

한무영은 이로움이 다친 부위들을 치료해 주며 그녀가 가해자가 아닌 적목을 처단하기 위해 ‘끝까지 같이 갈’ 사람임을 명확하게 구분 지었다. 그때만큼은 말로 누군가에게 지는 법이 없는 이로움마저도 그저 한무영을 바라만 볼 뿐이었다. 

뭘 해도 싸늘한 반응만을 보여준 이로움과 그런 그녀를 이해시키려고 애쓰는 한무영, 늘 팽팽하게 당겨져 있는 활시위 같던 두 사람에게 평화로운 공기가 느껴져 뭉클함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그간 항상 한무영의 배려와 위로를 받아온 이로움에게 찾아온 변화가 포착돼 놀라움을 자아냈다. 한무영은 적목을 치기 위한 작전에 꼭 필요한 인물인 연태훈(안내상 분)에게서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그와 함께 할 결심을 접었다. 

불쌍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도우리라 믿었던 이로움의 예상을 깨고 한무영은 아버지에 얽힌 가슴속 응어리를 표출해 내며 그답지 않은 분노를 드러냈다.

그러자 이로움은 섣부른 조언이나 회유 대신 라면에 관한 어린 시절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좀처럼 과거나 감정에 얽힌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이로움에게선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참 웃기지, 인간은. 정말 작은 걸로도 벌을 주고 싶어 하고 아주 하찮은 걸로 용서할 마음이 생긴다는 게”라는 이로움의 말속에 담긴 진심은 한무영에게도 잔잔한 물결처럼 와닿으며 다시금 연태훈을 설득할 의지를 심어주었다.

이처럼 이로움과 한무영은 서로의 상처를 아는 유일한 이로써 연대감과 교감을 나누고 있다. 단단하게 뿌리내린 두 사람의 신뢰는 앞으로 어떤 시너지를 내게 될지 다음 이야기는 매주 월, 화요일 저녁 8시 50분에 방송되는 tvN 월화드라마 ‘이로운 사기’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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