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리암 어터몰렌 / 치매걸린 자화상
월리암 어터몰렌 / 치매걸린 자화상

 

I LOVE YOU  / 심민준 

 

어느 날이었다.

치매 걸리신 아버지의 기저귀를 갈다가 짜증이 폭발하려고 했다.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를 썼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아버지 얼굴을 보기 싫어서 고개를 푹 숙이고 기저귀만 노려보았다.

그런데 기저귀에 영어 대문자로 아이 러브 유라고 위에 한 줄, 아래 한 줄이 써 있었다.

 

I LOVE YOU

I LOVE YOU

 

아버지가 내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평생 표현에 서툴렀던 아버지...

짜증은 잠시 어디론가 숨어 버리고, 나는 LOVE가 가득한 얼굴로 기저귀를 갈아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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