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식(月蝕) / 김명수
달 그늘에 잠긴
비인 마을의 잠
사나이 하나가 지나갔다
붉게 물들어
발자욱 성큼
성큼
남겨 놓은 채
개는 다시 짖지 않았다
목이 쉬어 짖어대던
외로운 개
그 뒤로 누님은
말이 없었다
달이
커다랗게
불끈 솟은 달이
슬슬 마을을 가려주던 저녁
월식(月蝕) / 김명수
달 그늘에 잠긴
비인 마을의 잠
사나이 하나가 지나갔다
붉게 물들어
발자욱 성큼
성큼
남겨 놓은 채
개는 다시 짖지 않았다
목이 쉬어 짖어대던
외로운 개
그 뒤로 누님은
말이 없었다
달이
커다랗게
불끈 솟은 달이
슬슬 마을을 가려주던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