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르베 / 일식 월식
디오르베 / 일식 월식

 

월식(月蝕) / 김명수

 

달 그늘에 잠긴

비인 마을의 잠

사나이 하나가 지나갔다

붉게 물들어

 

발자욱 성큼

성큼

남겨 놓은 채

 

개는 다시 짖지 않았다

목이 쉬어 짖어대던

외로운 개

 

그 뒤로 누님은

말이 없었다

 

달이

커다랗게

불끈 솟은 달이

 

슬슬 마을을 가려주던 저녁

저작권자 © RNX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