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MBC <로컬식탁>]

[서울=RNX뉴스] 김윤서 기자 = 우리에게 ‘식욕억제제’, ‘개노맛 먹방’, ‘프로 편식러’ 등으로 알려진 주우재가 로컬(local) 음식을 소개하는 MBC ‘로컬식탁’에서 에이스 활약 중이다. ‘맛없게 먹기’ 분야에 특화된 그는 어떻게 ‘로컬식탁’에 당당하게 한 자리를 찾을 수 있었을까.

주우재는 특유의 까칠하고 예민한 입맛으로 음식과 식재료의 디테일을 찾아내는 ‘슈퍼미각’의 소유자다. 때문에 음식을 사랑하고 즐기는 ‘궁슐랭’ 이상민, ‘하스키’ 하석진, ‘먹방 요정’ 배성재 사이에서 주우재는 ‘리얼함’을 담당하고 있다. ‘프로 편식러 주우재도 반하게 한 음식’이라는 타이틀은 시청자들에게 더욱 강한 신뢰를 준다. 더불어 정말 맛있을 때 나오는 그의 ‘찐’ 리액션은 은근한 쾌감을 선사한다. 입에 넣고 씹기도 전에 감탄사를 연발하는 기존 프로그램과 ‘로컬식탁’은 이러한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매회 다양하고 화려하면서도 맛깔 나는 로컬 음식들이 등장하지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주우재의 솔직한 반응은 시청자의 입장을 대신한다. 평소 회를 먹지 못하는 그의 앞에 붕장어 회가 등장했고, 용기를 내 한 입 맛본 뒤 감탄을 금치 못한다. 멈추지 않는 젓가락질은 물론이며, 회를 못 먹는 친구에게 붕장어 회를 소개하고 싶다고 말한다.

또한, 3대 밥도둑으로 불리는 간장 게장이 등장하지만, 주우재에게 있어 그저 바다 맛이 나는 비릿한 음식일 뿐. ‘로컬식탁’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편견의 벽을 허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입질의 추억’ 김지민 작가는 그에게 알이 꽉 차 있는 간장게장을 맛볼 것을 추천했다. 버터 같은 부드러운 알의 맛이 게장의 비릿함을 중화시켜주며 주우재에게 “자칫하다가 맛있을 수도 있겠는데?”라는 인식의 변화를 가져다줬다.

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극 호불호가 갈리며 하석진도 고개를 내젓는 생간이 등장했다. 그동안 ‘로컬식탁’을 통해 미식의 스펙트럼을 넓혀 온 주우재는 그간의 경험이 가져다 준 용기와 하석진을 이기고 싶다는 마음에 생간을 먹었고, “생각보다 괜찮다”라는 시식평을 내놨다. 함께 시식했던 하석진의 적응 못하겠다는 반응만 보더라도, 주우재의 음식 스펙트럼이 한층 넓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주우재는 ‘로컬식탁’을 통해 ‘성장캐’로서 이미지를 쌓아가는 중이다.

주우재의 솔직함은 ‘멘트 저격수’로서 활약에도 잘 드러난다. 호스트임에도 음식에 심취해 설명을 잊은 이상민의 행동을 언급하거나, 하석진이 군산까지 빵을 사러 갔다는 말에 누구랑 갔는지 날카롭게 지적했으며, 여러 이유로 자리를 비웠던 배성재가 처음으로 호스트 자리를 맡자 “유사 게스트예요?”라고 말하는 등 적재적소에 날리는 저격성 멘트로 적당한 텐션과 웃음을 주고 있다.

이밖에도 주우재의 ‘짧은 입’은 ‘폭식’이 주를 이루는 음식 프로그램에 신선한 자극과 긍정적 영향력을 전파 중이다. 맛있으면 많이 먹는다지만, 예상을 한참 벗어나는 폭식은 자칫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이처럼 음식에 관한 주우재의 네거티브한 솔직함은 신뢰성은 물론이며, 성장하는 주우재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의 기대심리까지 충족시키며 ‘로컬식탁’의 이미지에 득(得)으로 작용 중이다.

남은 방송에서 이상민, 하석진, 배성재, 주우재가 또 어떤 로컬과 음식들로 대리만족과 도전의식을 심어주게 될지, 방심하면 날카롭게 파고드는 ‘저격 멘트’를 어떻게 방어해낼지 더욱 기대된다.

‘로컬식탁’ 9회 안동 편에는 ‘안동의 아들’ 가수 영탁이 스페셜 게스트로 함께 할 예정이다. 시청자들에게 진정한 로컬의 맛을 선사하고 있는 MBC ‘로컬식탁’은 매주 월요일 밤 10시 30분에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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