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리케 포우사 / 세실리아
엔리케 포우사 / 세실리아

 

비가(悲歌) / 박재삼

​잔잔한 노래만을 외우면서

결국에는 별까지 가고 싶지만,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더냐.

서럽지만 하는 수 없이

땅에 묻히고

밝은 데는 어림도 없고

캄캄한 데로만 가는 것이

누구에게나 예비되어 있을 따름인데,

아, 온갖 발버둥치는 것을 섞어도

이 엄정한 사실에서

한 치도 벗어날 장사가 없네.

그러니 오늘

환한 꽃이 물에 어리는

천하에 제일가는 경치를

원대로는 보고 간다마는

어쩔까나,

그것도 눈물을 배경으로

누리는 것이 그 전부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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