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悲歌) / 박재삼
잔잔한 노래만을 외우면서
결국에는 별까지 가고 싶지만,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더냐.
서럽지만 하는 수 없이
땅에 묻히고
밝은 데는 어림도 없고
캄캄한 데로만 가는 것이
누구에게나 예비되어 있을 따름인데,
아, 온갖 발버둥치는 것을 섞어도
이 엄정한 사실에서
한 치도 벗어날 장사가 없네.
그러니 오늘
환한 꽃이 물에 어리는
천하에 제일가는 경치를
원대로는 보고 간다마는
어쩔까나,
그것도 눈물을 배경으로
누리는 것이 그 전부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