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바르트 뭉크 / 다리위의 소녀들
에드바르트 뭉크 / 다리위의 소녀들

 

깊은 일 / 안현미

그날 이후 누군가는 남은 전 생애로 그 바다를 견디고 있다

​그것은 깊은 일

​오늘의 마지막 커피를 마시는 밤

​아무래도 이번 생은 무책임해야겠다

​오래 방치해두다 어느 날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어떤 마음처럼

​오래 끌려다니다 어느 날 더 이상 쓸모없어진 어떤 미움처럼

​아무래도 이번 생은 나부터 죽고 봐야겠다

​그러고도 남는 시간은 삶을 살아야겠다

​아무래도 이번 생은 혼자 밥 먹는, 혼자 우는, 혼자 죽는 사람으로 살다가 죽어야겠다

​찬성할 수도 반대할 수도 있지만 침묵해서는 안 되는

​그것은 깊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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