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앞길 이야기 표지

[서울=RNX뉴스] 임윤수 기자 = 서울역사편찬원은 6백여 년 동안 광화문 앞길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시기별, 분야별로 살펴본 '광화문 앞길 이야기'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서울의 (정치적) 중심은 광화문 앞에 펼쳐진 넓은 공간이다. 강남개발로 인해 그 중요성이 많이 감소했지만, 광화문 앞길은 여전히 정부서울청사 등 정부의 주요 기관이 자리하고 교보빌딩 등의 상업시설도 위치하여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서울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09년에는 광화문 광장이 개장하면서 시민들의 휴식 · 여가공간으로 변신했으며, 작년(2020년) 말부터 역사성을 강화하고 좀 더 많은 시민들이 광장을 향유할 수 있도록 광장을 넓히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서울역사편찬원에서는 이 일대가 광장으로 조성될 때까지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시민들과 공유하고자 ≪광화문 앞길 이야기≫ 발간을 기획하였다.

조선 왕조는 한양 천도 이듬해인 1395년에 경복궁을 건립한 뒤, 광화문 앞쪽에 의정부와 육조를 비롯한 주요 관청들이 입지하는 ‘관청거리’를 조성했다. 광화문 앞길의 관청들은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지만 17세기 전반을 거치면서 복구됐다.

그러나 경복궁이 중건되지 못하고 창덕궁이 그 역할을 대신했기 때문에, 정치 · 행정의 중심 공간이라는 광화문 앞길의 중요성은 조선 전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19세기 후반 경복궁을 중건할 때 광화문 앞길의 관청거리도 재정비됐다. 정권(政權)을 상징하는 의정부와 군권(軍權)을 대표하는 삼군부가 서로 마주보고 서 있는 천도 초창기 모습을 회복했다.

1876년 개항 이후 정부의 근대화 정책 추진에 따라 광화문 앞길에 있던 관청의 위치와 명칭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일제강점기에는 그동안 광화문 앞길, 육조거리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던 이곳에 ‘광화문통’이란 명칭이 붙여졌다.

경복궁 앞쪽에는 조선총독부 청사가 세워졌으며, 광화문통에는 경기도청, 경성중앙전화국 광화문분국, 경성법학전문학교 같은 행정 · 교육시설과 조선보병대 · 경찰관강습소 같은 군대 · 경찰 시설이 들어섰다. 또한 1920년대에는 광화문 앞을 경유하여 효자동에 이르는 전차 길도 놓여졌다.

광복 직후 광화문통은 세종로로 개칭됐다. 1960년 건립된 시민회관이 소실된 자리에는 세종문화회관이 더 크게 세워졌고, 1970년에는 정부종합청사(현 정부서울청사)가 건립되면서 관청거리로서의 면모를 일신했다.

정부종합청사 맞은편에는 현재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미국 대사관으로 사용하는 쌍둥이 빌딩도 세워졌다.

1970년대 후반부터 현대빌딩과 교보빌딩 등 민간 상업시설도 이 일대의 남쪽 영역에 들어서면서 광화문 앞길은 고층의 민 · 관 건물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1995년에는 광복 7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옛 조선총독부 청사를 철거하여 백악에서 경복궁을 거쳐 광화문 앞길로 이어지는 축선도 되살아나게 됐다.

이 책은 광화문 앞길의 조성으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 일대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를 시기별 · 분야별로 살펴보고 있다. 조선시대 · 근대 · 현대로 시기를 나누어 각각 5편의 글을 담았고, 문학 · 영화 · 지도 · 대중가요 · 그림 분야에 투영된 광화문 앞길의 변화상을 다룬 5편의 글도 실었다.

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장은 “이 책의 발간으로 광화문 앞길의 발자취를 확인하고, 시민들과 더욱 친숙한 공간으로 재탄생되어 향후 보다 나은 공간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 책은 서울시청 시민청 지하1층 ‘서울책방’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서울역사편찬원 홈페이지에서 1월부터 전자책(e-book)으로 열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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