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 달과 까마귀
이중섭 / 달과 까마귀

 

까마귀와 개 / 문태준

까마귀가 먹감나무에 와서 짖어댑니다
개는 까마귀더러 짖어댑니다
우리 집에 소리의 오두막이 생겼습니다
두 오루막이 처마를 맞대 온통 소란스럽습니다
바깥 갔다 온 어머니가 혀를 끌끌 차며
"이놈의 까마구가 어데 앉아 짖어싸!"
호통을 치며 돌멩이를 집어던지자
까마귀의 오두막이 헐렸습니다
공중으로 저 멀리 공중으로
까마귀의 오두막이 이사를 갔습니다
개의 올올하던 오두막도 이내 헐렸습니다
돌돌 말린 노란 감꽃이 사르르 풀려 피어나고 있었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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