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진우 기자 = 문재인 대퉁령은 10일 오후, 청와대 유튜브 및 KTV, 6개 방송사를 통해 '2050 탄소중립 비전'을 선언했다.

이 선언에는 우리 일상으로 다가온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선도국가로 도약하고자 하는 담대한 비전이 담겼다.

'탄소중립'이란, 화석연료 사용 등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최대한 줄이고, 불가피하게 배출된 온실가스는 산림·습지 등을 통해 흡수 또는 제거해서 실질적인 배출이 '0'이 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유엔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에 따라 유럽연합과 중국, 일본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으며, 이번 대한민국 탄소중립 비전 선언으로 우리나라도 국제사회 노력에 선도적으로 동참하게 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착용한 넥타이는 폐플라스틱 등을 활용한 친환경 원단으로 제작됐으며, 책상 위 탁상시계는 오후 9시 47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는 지구 환경의 악화 정도를 시간으로 나타내는 '환경위기시계'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것으로, 지구환경과 인류문명이 현재 직면한 위기의 심각성을 나타낸다.

또, 이번 대통령의 연설 부분은 컬러 영상의 4분의 1 수준의 데이터를 소모하는 '흑백 화면'으로 송출됐다.

디지털 탄소발자국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하고, 기술 발전으로 미세먼지 등 회색빛 하늘에 갇힌 현실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먼저, 코로나 상황에서 애쓴 국민들께 감사와 위로를 전한 뒤 "일상에 바쁜 우리에게 기후위기가 아주 가까이 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0년 사이, '100년 만'이라는 이름이 붙는 기록적 이상기후가 매년 한반도를 덮쳤다"며 "올해 태어난 우리 아이들이 30대에 접어드는 2050년이면, 한반도의 일상은 지금과 또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도처에서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이며, 코로나와 마찬가지로 기후위기는 가장 취약한 지역과 계층을 가장 먼저 힘들게 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다만, 대통령은 "어제의 우리가 오늘을 바꿨듯, 오늘의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일을 바꿀 수 있다"며 그동안 우리 국민과 정부가 함께 노력해온 것들과 그 성과들을 하나하나 언급했다.

또, 기후변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각 나라가 앞다퉈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는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이 많은 우리에게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우리 국민의 저력이라면 못해낼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7월 발표한 '그린 뉴딜'은 ‘2050 탄소중립 사회’를 향한 담대한 첫걸음"이라며 "한발 더 나아가 탄소중립과 경제성장,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달성하는 ‘2050년 대한민국 탄소중립 비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 대응을 ‘포용적이며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회로 삼아 능동적으로 혁신하며, 국제사회를 선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부연했다.

이를 위해 대통령은 산업과 경제, 사회 모든 영역에서 '탄소중립'을 강력히 추진하고, 저탄소 산업 생태계 조성에 힘쓰며, 소외되는 계층이나 지역이 없도록 공정한 전환을 도모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이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의 핵심기술이 세계를 선도하고,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든든한 뒷받침이 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탄소중립’은 어려운 과제이지만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우리가 어려우면 다른 나라들도 어렵고, 다른 나라가 할 수 있으면 우리도 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연설 직후에는 1992년 故 신해철 씨가 작사·작곡한 “더 늦기전에”를 편곡한 캠페인 뮤직비디오 영상이 이어졌으며, 가수 하현우, 배우 이기우, CBS소년소녀합창단이 출연했다.

인트로 영상 내레이션과 ‘더 늦기전에’ 가사는 번역가 달시 파켓(Darcy paquet)이 맡았으며, 해외 방송 채널에도 송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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