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진우 기자 = 현대경제연구원이 ‘경제주평’을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개요

최근 경제 지표들이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요 침체로 경제 전반에 생산능력 과잉이 지속되면서 경제성장률 2%대가 고착화되고 있다. 경기 동행 및 선행 지수 상으로 보아도 2분기는 2015년 4분기 이후의 경기 악화 추세 상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나 동행 지수가 2월에서 4월까지 횡보하면서 하방경직성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고 선행지수가 4월에 들어 반등한 모습에서 확신하기 어렵지만 바닥을 다지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부문별 경제 동향

(정책 효과로 버티는 소비) 4월 소비 지표 증가세가 둔화된 것은 분명하나 일련의 내수진작책 영향으로 2분기의 전반적 소비 경기는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4월중 준내구재 및 비내구재 소매판매액지수 증가율은 전월과 비슷한 수준이나 내구재 소비 증가율이 둔화됨에 따라 전체 소매판매액지수 증가율이 하락하였다. 그러나 재정지출 확대, 감세, 임시공휴일 지정 등의 정책적 요인으로 2분기 전체 소비를 본다면 1분기보다 개선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된다. 특히 실제 소비 지표를 확인할 수는 없으나 대리지표인 소비재수입액 증가율을 보면 5월중 5.8%로 2015년 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설비투자의 불확실성 지속) 설비투자는 시장수요 부족의 장기화로 잉여생산능력 문제가 지속되면서 전형적인 침체 국면에 있으며 향후 회복시점에 대한 예측도 불확실성이 크다. 2분기 중에도 시장수요 부족으로 인한 과잉생산능력이 존재하면서 설비투자가 침체중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4월 중 설비투자지수의 전년동월비 증가율의 감소폭이 3월에 비해 축소된 점, 전기대비로는 3월에 이어 4월에도 플러스 가 나온 점은 다소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선행지표인 자본재수입액 증가율이 2월 이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는 반면 국내기계수주액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어 경기 회복시점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건설투자의 나 홀로 호조) 수요 측면에서는 유일하게 건설투자가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건설수주로 보아도 당분간 건설투자의 경기 하강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4월 건설기성액 증가율(동행지표)은 민간 부문(전년동월대비 24.1% 증가)이 호조를 보이면서 16.2%의 높은 수준을 기록하였다. 건설수주액(선행지표) 상으로도 4월중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건설투자 호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수출, 향후 기저효과 축소로 반등도 가능) 국제원자재(국제유가 등) 약세로 발생한 수출단가 하락의 기저효과가 향후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여 수출경기의 반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5월 수출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17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중이다. 그러나 추세적으로 보면 수출물량이 증가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수출단가 감소율이 축소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 국제 원자재가의 상승 추세가 나타나고 있어 그동안 수출단가 감소의 주된 원인이었던 국제 유가(원자재가)의 기저효과(base effect) 축소로 하반기에는 수출이 반등세(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된다. 다만 수출대상지역별로는 최대시장인 중국 시장으로의 수출침체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수출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을 언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제조업 고용 불안 우려) 전체 고용시장의 외형상 모습은 양호한 편이나 하반기 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용창출력이 크게 약화될 우려가 크다. 4월 실업률(3.9%)과 고용률(60.3%)은 전년동월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전체 고용시장은 현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경제의 신규 고용창출력을 가늠해 주는 취업자수 증가분이 1월에 전년동월대비 33.9만 명에서 4월에 25.2만 명으로 감소하였다. 특히 제조업의 취업자수 증가분은 1월에 14.5만 명에서 4월중 4.8만 명으로 대폭 감소하면서 제조업 고용시장 침체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準디플레이션 지속) 공급 물가가 마이너스를 지속하는 가운데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1%를 하회하며 경제가 준(準, quasi) 디플레이션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 등 공급측 물가의 감소세가 지속중이다. 수입물가는 2016년에 들어 두 자릿수의 감소율에서 벗어났으나 전년동월대비 △7% 내외 수준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또한 생산자물가도 2016년중 △3%대의 감소세를 지속중이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월까지 전년동월대비 1%대에 안착하는 듯이 보였으나 5월에 들어 0.8%로 다시 1%선을 하회하며 저물가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 주체들의 부정적 시각 확대) 올해 들어 개선되던 경제심리가 2분기 중 다시 악화되는 것을 볼 때,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있어 향후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확산중인 것으로 보인다. 2월 이후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던 소비심리 관련 지표들이 5월에 들어 일제히 하락세로 전환되고 있다. 전경련 BSI(전망), 한은 BSI(업황전망) 등 기업심리지표들도 2월 이후 개선되는 추세가 6월에 들어 악화되거나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산업별 경기 동향

(전산업: 경제 전반의 생산력 약화) 시장수요의 부진으로 제조업, 서비스업, 건설업의 생산증가율이 하락하고 있다. 4월중 전산업 생산 증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경제 성장력이 약화되는 모습이다. 주요 산업별로도 광공업(제조업)과 공공행정 부문 생산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가운데, 서비스업과 건설업 생산 증가율이 하락하고 있다.

(제조업: 재고조정 단계 진입) 제조업 생산증가율과 가동률 등 생산 활동이 크게 위축되는 가운데 출하와 재고가 모두 감소하는 재고조정 국면의 가능성이 보인다. 제조업 생산증감률은 2월중 소폭 증가세를 보이기도 하였으나 3월과 4월에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한 제조업의 평균가동률은 4월에 71.0%로 2009년 3월(69.9%)이후 7년 만에 최저 수준 기록하고 있다. 다만 3월 이전 ‘출하감소-재고증가’의 경기하강의 모습이 4월에 들어 ‘출하감소-재고감소’의 경기저점 부근의 특징으로 전환되는 현상은 일정 부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러한 긍정적인 신호가 회복 국면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출하 증가세가 확연히 나타나야만 한다.

(비제조업: 서비스업 생산력 약화 속 건설업 호조 지속) 서비스업은 뚜렷하게 산업활동력이 약화되고 있는 반면 건설업은 수요 확대 지속으로 경기 호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서비스업 생산증가율(전년동월대비)은 4개월 연속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며 산업활동력이 약화되는 모습이 뚜렷해 보인다. 반면 건설업 경기는 작년 하반기의 높은 수주 증가율의 영향으로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토목 부문을 중심으로 수주액 증가율이 하락하는 모습은 경기 호조세가 다소 약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경기 판단과 시사점

(현 경기 판단) 현재의 경기는 수요 부족으로 산업생산 활동이 위축되면서 경제 전반에 과잉공급능력이 심화되는 장기불황 국면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미약하나마 수요 지표들의 하방경직성 모습이 보이면서 경기 저점 형성에 대한 조심스러운 기대도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시사점) 현재의 장기불황 국면에서 조속히 벗어나기 위해서는 내수의 추가 침체를 방어하면서 수출에서 경기회복의 계기를 모색하는 데에 주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금리인하 및 추경편성의 정책조합(policy mix)과 같은 보다 적극적인 총수요 확대 정책이 요구된다. 둘째, 민간의 소비와 투자 진작을 유도할 수 있는 미시적인 정책도 병행되어야 한다. 셋째, FTA의 활용도 제고 및 한류 연계 수출 확대를 통해 외수 침체를 극복해야 한다. 넷째, 실효적인 사회안전망 구축과 무리 없는 산업합리화 정책 추진을 통해 민간 주체들의 심리를 안정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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