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지훈 기자 = 5월 셋째 주 토요일인 21일 진행된 나눔로또 703회 추첨 결과, 로또 1등 당첨번호는 ‘10, 28, 31, 33, 41, 44 보너스 21’로 발표됐다.

6개 번호가 일치한 로또 1등 당첨자는 총 5명으로 각 32억3578만4100원을 받는다. 1등 번호 5개와 보너스 번호가 일치한 2등 당첨자는 51명으로 당첨금은 각 5287만2290원이다. 1등 당첨자는 자동 5명이다.

◇배신자 31번… 그리고 9번, 40번의 아픔

로또를 구성하는 45개 번호들의 이론적 출현 확률은 13.33%로 동일하다. 이는 7.5회 당 1회의 출현을 기대할 수 있을 정도의 수치. 하지만 당연하게도 로또를 분석하다 보면 이러한 이론적 출현이 그대로 관측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전체 추첨 기준 가장 많은 출현을 기록하고 있는 40번(113회)과 가장 적은 출현을 기록 중인 9번(71회)의 차이는 42회에 달할 정도.

재미있는 점은 위에서 언급된 두 번호가 현재 오랫동안 출현하지 못한 번호를 의미하는 장기 미출수 패턴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40번은 올해 첫 추첨이었던 683회에서 출현한 이후 불과 2회만인 685회에 또 다시 출현하면서 기대를 모았으나, 이후 18회 연속 미출현을 기록하고 있다. 그래도 명색이 최다출 번호인데 체면을 구기고 있는 상황. 주요 경쟁 번호인 20번(9회 미출현), 27번(12회 미출현)이 비슷하게 부진을 겪고 있는 것이 다행일 정도.

9번은 더욱 더 심각하다. 9번은 작년 10월 마지막 주에 있었던 674회 추첨에서 1구 자리를 차지한 이후 675회를 시작으로 이번 703회까지 29회 연속 미출현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이 마지막 출현이므로 당연하게도 올해 출현은 아직 존재하고 있지 않는 상황. 마찬가지로 올해 출현이 없었던 31번과 41번이 703회에서 동시 출현에 성공하면서 2016년 미출현 번호는 9번만 남게 되었다.

9번으로써는 674회 추첨의 출현 동기이자 장기 미출의 아픔을 공유하고 있던 31번의 출현이 아쉬울 상황. 두 번호는 이번 추첨과 다가올 704회 추첨만 출현하지 않으면 동반 30회 이상 연속 미출현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31번의 배신으로 인해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두 개 이상의 번호가 30회 이상 동반 미출현을 오랫동안 유지한 사례는 510회~521회, 565회~570회, 681회~689회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시작도 못하는 모습.

그렇다면 9번은 31번의 배신으로 인한 아픔을 40번에게서 치유받을 수 있을까? 과거 사례를 토대로 보면 그럴 수도 있어 보인다. 역대 최다출 번호인 40번은 흥미롭게도 역대 최장기 미출 사례 또한 가지고 있다. 40번은 지난 2008년 8월~2009년 10월 사이 극심한 부진을 겪은 적이 있었다. 298회에서 출현한 이후 299회~357회 사이 59회 연속 미출현이라는 장기 미출의 신기원을 썼던 것. 9번 역시 180회~228회 사이 49회 연속 미출을 기록하며 장기 미출 3위 기록을 가지고 있다(2위 22번, 267회~316회).

이러한 과거 사례로 본다면 40번은 최대 41회 더, 9번은 최대 20회 더 미출현을 기록할 수 있고 40번이 12회 더 미출현을 기록하는 시점에서 두 번호는 30회 이상 동반 미출현 기록을 달성하게 될 것이다. 커리어에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절대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번호가 과연 동반 장기 미출현이라는 특이한 기록을 작성할 수 있을까? 분석과는 별개로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라 할 수 있겠다.

◇고합계의 몸부림

여섯 개 번호를 모두 더한 값을 일컬어 합계 패턴이라 칭한다. 이론적으로 합계가 출현 가능한 범위는 1,2,3,4,5,6으로 구성된 21부터 40,41,42,43,44,45로 구성된 255까지 총 235가지. 다른 패턴과 달리 합계는 좌우 대칭을 이루고 있는 패턴이다. 이론적 출현 경우의 수가 가장 많은 값은 138인데, 비중은 약 1.3% 수준으로 다른 최빈출 패턴에 비해 매우 작은 편.

합계는 정중앙인 138을 기준으로 고합계와 저합계로 나뉜다. 편의상 138 이상의 값을 고합계, 137 이하의 값을 저합계라고 칭하는 것. 좌우 대칭에 정중앙인 138이 고합계에 속해있기 때문에 이론적 출현 기대치는 고합계가 약간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2016년 추첨들은 이러한 기대치에 크게 역행하고 있었다. 첫 추첨이었던 683회를 시작으로 6회 연속 저합계가 출현하더니 이후에도 꾸준한 출현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지난 702회까지 20회 기준 저합계의 출현 횟수는 14회로 고합계를 크게 압도하고 있던 상황.

하지만 이번 703회 추첨에서 고합계가 출현하였다. 23 이상의 고번호가 다섯 개(28번, 31번, 33번, 41번, 44번)나 출현하면서 강세를 보였기 때문. 이번 추첨에서 기록된 합계 187은 지난 690회~691회(193-198)의 뒤를 잇는 올해 세 번째로 큰 값. 고합계는 이번 추첨을 통해 반격의 신호탄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한 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고합계가 살아날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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