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진우 기자 = 현대경제연구원이 ‘VIP REPORT’를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산유국 회의 이후 국제유가 향방 불확실

4월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산유국 회의에서 산유량 동결 합의가 무산되면서 향후 유가 향방이 불확실해졌다. 동결 합의 직후 급락했던 유가는 향후 산유국 회의가 다시 열릴 것이라는 기대로 반등하기도 했다. 국제유가 변동은 국내 수출입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다시 우리나라 수출에 영향을 준다. 수출물가의 하락은 동일한 물량이 수출되어도 총수출액 감소를 가져온다. 이에 향후 국제유가 향방을 알아보고, 유가 흐름에 따르는 시나리오별 국내 물가 지수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자 한다.

◇국제 원유 수급 분석

(소비) 미약한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어 2016년 세계 원유 소비는 둔화될 전망이다. 주요 전망기관의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계속 하향 조정되는 등 세계 경기 회복세는 미약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유 수입이 많은 미국, 유로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작년보다 낮은 수준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이들 국가의 올해 원유 소비 증가율은 전년도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세계 원유 소비 증가율은 1.2%로 2015년의 1.4%보다 하락하며, 소비량은 일일 약 9,485만 배럴로 전망된다.

(공급) 이란의 증산 및 미국의 원유 순수입 감소 등의 이유로 2016년 세계 원유 공급은 소폭이지만 증가할 전망이다. 경제제재 해제로 이란의 원유 생산량과 수출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경제제재가 강화된 2012년 이전에 일일 약 380만 배럴 수준이었다. 그러나 경제제재가 강화된 이후인 2012~2013년에는 일일 280만 배럴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2015년 7월 이란 핵협상 타결 이후 원유 생산량이 증가하여 2016년 3월에는 일일 320만 배럴까지 회복되었다. 원유 수출량도 경제제재 강화 이전 수준까지 증가시킬 경우 2014년 일일 약 110만 배럴에서 2016년 하반기에는 일일 약 250만 배럴까지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원유 생산량이 증가하는 미국에서 원유 수출을 재개하면서 원유 순수입이 감소하는 점은 세계 원유 공급량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셰일 혁명으로 미국의 원유 생산은 2012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 2015년 12월에는 약 40년간 중단된 미국의 원유 수출 재개가 가능해졌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미국의 원유 수출은 증가한 반면, 수입은 감소하여 순수입도 감소하였다. 2016년 세계 원유 공급 증가율은 0.7%로 2016년의 2.6%보다는 둔화되지만, 공급 규모는 일일 약 9,644만 배럴로 원유 소비량보다 일일 159만 배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고) 재고 물량은 2016년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감소하는 원유 저장공간은 국제유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과잉 지속으로 현재 세계 원유 재고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세계 상업용 원유 재고는 2014년부터 증가세가 본격화되면서 2016년에는 45.4억 배럴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원유 수요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산유국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량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또한 늘어나는 재고량을 저장하기 위한 재고 저장 공간도 점차 부족해지고 있다. 미국 전체 재고 저장 공간 중에서 재고 물량을 소화하고 있는 저장 공간 소진율은 2014년 9월 46%에서 2015년 9월에는 59%로 급등하였다.

◇국제유가 향방 시나리오별 국내 주요 물가 변수 전망

(기본 시나리오) 2016년 4월 37.2달러/배럴인 두바이 유가가 12월에 46.3달러/배럴로 완만히 상승하는 경우, 2016년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 1.3% 상승하며 수출물가는 전년대비 8.1%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 상승 시나리오) 세계 경기의 완만한 회복세 및 석유 수출국들의 산유량 조절 등으로 세계 원유시장의 초과 공급이 예상보다 빠르게 해소되는 경우를 가정하였다. 이 경우 12월 두바이 유가는 기본 시나리오보다 15달러/배럴 정도 더 높은 60달러/배럴까지 상승하고, 2016년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 1.5% 상승하며 수출물가는 전년대비 7.5%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 하락 시나리오)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느리게 회복되고 향후에도 산유량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며 세계 원유 초과 공급은 더욱 확대되는 경우를 가정하였다. 이 경우 12월 두바이 유가는 기본 시나리오보다 15달러/배럴 정도 더 낮은 30달러/배럴까지 하락하고, 2016년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 1.0% 상승하며 수출물가는 전년대비 9.1%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사점

수급 분석에서 보듯이 향후 저유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올해 연말에 국제 유가가 현재 수준보다 60% 높아도 여전히 전년도보다는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다. 따라서, 첫째, 향후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저유가 현상을 활용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셋째, 중장기적으로 유가 급변동에 영향받지 않는 경제 체질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저물가 지속으로 인한 경기 활력 저하 및 수출 감소 지속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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