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억의 전쟁' 포스터

[서울=RNX뉴스] 임윤수 기자 = '반짝이는 박수 소리' 이길보라 감독의 신작 '기억의 전쟁(감독: 이길보라 / 제작: 영화사 고래 / 배급: (주)시네마달)'이 기록되지 못한 역사를 바라보는 이길보라 감독의 섬세한 시각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 영화는 청각 장애 부모와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낸 자전적 다큐멘터리이다.

청각장애 부모 밑에서 ‘입보다 손으로 먼저 옹알이를 배운’ 자신의 자전적인 스토리를 따스한 시선으로 담아낸 데뷔작 '반짝이는 박수 소리'(2015.04.23 개봉)로 반짝이는 감수성을 보여주었던 이길보라 감독은 들리지 않는 세상과 들리는 세상 사이에서 편견에 저항하는 대신 편견 어린 시선으로는 볼 수 없는 세계로 관객들을 인도했다.

여성, 청각장애인 부모, 나이가 어린, 아시아인 등 자신을 규정하는 다양한 정체성들을 ‘소수자’로 국한 짓지 않고 오히려 ‘다양성’의 범주로 받아들이며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이길보라 감독은 도서 '우리는 코다입니다'(농인 부모의 청인 자녀를 뜻하는 코다(CODA∙Childrean of Deaf Adult)의 작가로도 참여하며 폭넓은 시각을 펼쳐냈다.

이길보라 감독의 5년 만의 신작인 '기억의 전쟁'은 베트남 전쟁 참전 군인이었던 할아버지의 침묵의 의미에 대한 의문으로부터 시작된 다큐멘터리 영화다.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생존자들의 용기 있는 증언을 담아낸 '기억의 전쟁'은 기록되지 못한 역사를 바라보는 이길보라 감독의 섬세한 시각이 있었기에 완성될 수 있었던 영화다.

영화 '기억의 전쟁' 스틸 컷

그날의 사건으로 가족을 모두 잃은 탄 아주머니의 표정, 그날의 현장을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한 껌 아저씨의 손말, 전쟁의 흔적으로 두 눈을 잃은 럽 아저씨가 건네는 묵직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베트남 전쟁’이라는 공식적인 역사 뒤편에 숨겨진 이야기가 어떤 것인지를 체감하게 한다.

“생존자들은 자신의 몸에 새겨진 전쟁의 기억을 말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들은 죽은 사람들의 이름을 차례대로 불렀다. 차례대로 이름을 부르고 난 후에야 그들이 여기 있었고 여기서 죽었다는 것을 명명할 수 있었다.

한국군이 다녀갔던 그곳 베트남에는 여전히 기억되지 못한 말과 이야기가 도처에 널려 있다.”는 이야기를 전한 이길보라 감독은 세계를 바라보는 섬세한 감수성으로 우리가 기억하지 못 하는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베트남 전쟁 참전 군인의 손녀인 이길보라 감독이 할아버지의 침묵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찾아간 베트남에서 듣게 된 50여 년 전 그날의 기억을 담아낸 다큐멘터리 영화 '기억의 전쟁'은 오는 2월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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