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지훈 기자 = ‘현대판 장발장’ 사연으로 불리며 국민의 눈시울을 붉혔던 부자를 도운 시민에게 감사장이 수여됐다.

지난 10일 오후 4시쯤 인천시 중구의 한 마트에서 A 씨(34)와 그의 아들 B 군(12)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우유와 사과 6개 등 1만 원 상당의 식료품을 훔치다가 마트 직원에게 발각됐다.

A 씨는 과거 택시 기사로 일했었으나 당뇨병 등 여러 지병으로 일을 그만둔 채 몇 개월째 임대주택에서 노모와 어린 두 아들과 함께 어렵게 살고 있었다.

A 씨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끼니를 잇지 못하게 되자 굶주림을 참지 못하고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

마트 대표는 A 씨를 경찰에 신고했으나 A 씨가 눈물을 흘리며 사정을 설명하며 잘못을 뉘우치자 처벌 의사를 철회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인천 중부서 영종지구대 이재익(51) 경위는 딱한 부자의 사연을 듣고 두 사람을 국밥집에 데려가 따뜻한 식사를 제공했다.

이 모습을 마트에서부터 쭉 지켜보게 된 박춘식(66) 씨는 그길로 바로 현금 인출기에서 20만 원을 찾아 국밥집에서 식사 중이던 부자의 식탁 위에 돈 봉투를 말없이 놓고 자리를 떴다.

이에 B 군이 돈 봉투를 들고 박 씨를 따라 나섰지만 박 씨는 "그냥 가져가라"라며 돌려받지 않고 사라졌다.

이에 경찰은 수소문 끝에 박 씨의 인적 사항을 확인하고 연락해 감사장을 수여했다.

이날 감사장을 받은 박 씨는 "우유를 사려고 마트에 갔다가 우연히 A 씨 부자의 사연을 듣고 도와야겠다는 생각에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뽑아 국밥집에 찾아갔다"라고 말했다.

박 씨는 해외를 오가는 사업가로 알려져 있으며 언론 인터뷰는 거절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사연을 들은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장발장 부자의 얘기가 많은 국민에게 큰 감동을 줬다"라며 "흔쾌히 용서해 준 마트 주인, 부자를 돌려보내기 전 국밥을 사주며 눈물을 흘린 경찰관, 이어진 시민들의 온정은 우리 사회가 희망이 있는 따뜻한 사회라는 것을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 중부 경찰서는 부자에게 따뜻한 국밥을 대접한 이 경위에게 민갑룡 경찰청장 명의의 표창을, 함께 출동한 김두환(34) 순경에게는 이상로 인천경찰청장 명의의 표창을 수여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RNX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