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진우 기자 = 글로벌 인터넷 기업 구글의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46)와 세르게이 브린(46)이 창업 21년만에 동시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3일(현지시간)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경제매체 CNBC는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의 최고경영자(CEO)와 사장을 각각 맡아온 페이지와 브린이 알파벳 CEO 자리를 구글의 현 CEO 순다르 피차이(47)에게 즉각 넘긴다고 보도했다.

지난 스탠퍼드대학 대학원생으로 만나 1995년에 검색 엔진 구글을 개발한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이어 1998년 기숙사에 있던 서버를 실리콘밸리 차고로 옮겨 구글을 본격적으로 스타트 업했다.

이후 2015년 구글이 지주회사 알파벳 체제로 회사 구조를 변경하면서 래리 페이지는 알파벳의 CEO, 세르게이 브린은 알파벳의 사장을 맡아왔다.

구글을 창업한 1998년부터 21년간 함께 이끌어온 동갑내기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입장문을 통해 “그토록 오랫동안 회사의 일상적 경영에 깊숙이 관여해온 것은 엄청난 특권이었지만 이제는 (아이를 돌보는) 부모 역할을 떠맡을 때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우리는 회사를 경영할 더 좋은 방법이 있다고 생각할 때 경영자 역할에 집착하는 사람이 결코 아니었다”며 “이제 알파벳과 구글은 2명의 CEO와 사장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같은날 두 사람은 직원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오랫동안 회사 경영에 깊이 개입하는 엄청난 특권을 누렸지만, 이제는 매일 잔소리하는 부모가 아니라, 옆에서 조용히 충고해주고 보듬어주는 부모의 역할을 맡을 때가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순다르와 정기적으로 계속 대화하고, 특히 우리가 열정을 느끼는 주제들에 대해 계속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두 사람이 보유한 알파벳 지분이 이사회 의결권의 절반을 넘기 때문에 이들의 영향력은 여전히 클 것으로 보인다. 세르게이 브린이 맡아왔던 알파벳의 사장직은 없어진다.

이들의 후임자로 내정된 피차이 CEO는 인도 출신의 공학자로 웹브라우저 구글 크롬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그는 2011년 구글 크롬 수석부사장, 2014년 구글 수석 부사장을 거쳐 2015년 구글 CEO를 맡았다.

이날 피차이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나와 역할은 다르지만 그들은 여전히 이사회 멤버와 공동 창립자로서 조언하며 계속 함께 일할 것”이라며 “이 전환이 알파벳 구조나 일상 업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향후 페이지와 브린은 자유롭게 우주개발, 바이오 등 부문에서 혁신적 아이디어를 찾는 일에 골두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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