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진우 기자 = 세계적인 명지휘자 마리스 얀손스가 향년 76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2003년부터 얀손스가 이끌고 있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AFP 등에 따르면 얀손스는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집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마리스 얀손스가 사망했다는 슬프고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고 밝혔다.

생전에 얀손스와 친분이 깊은 유명 음악 칼럼니스트 노먼 레브레히트는 1일 자신이 운영하는 누리집에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의 사망소식을 슬퍼하며 “마에스트로들의 빈번한 약점인 식탐, 과음, 색욕, 물욕이 없던 사람이었다. 그는 음악 비즈니스엔 관심이 없었고 정치에 시간을 낭비한 적도 없다. 우리는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보화와 같은 사람을 잃었다.”라고 적었다.

마리스 얀손스는 1943년 라트비아 리가에서 지휘자 아르비드 얀손스와 소프라노 어머니 이라이다 사이에서 태어났다.

레닌그라드 음악원에서 바이올린과 피아노, 지휘를 배운 그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 에프게니 므라빈스키 등 전설적인 마에스트로들에게 지휘를 사사 받았다.

1971년 베를린 카라얀 지휘자 콩쿠르에서 2위로 입상한 그를 카라얀이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조수로 초청하려 했으나 소련 당국에서 막아, 당시엔 이런 제안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얀손스에게 전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1973년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일 당시엔 이 악단을 이끌던 소련을 대표하는 대지휘자 므라빈스키로부터도 지휘를 배웠다.

그는 1979년 노르웨이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이후, 이 악단의 수준을 눈부시게 끌어올려 노르웨이 국왕으로부터 외국인에 수여되는 최고 훈장을 받았다.

또한 피츠버그 교향악단을 이끌면서는 해리 예술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2003년부터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상임 지휘자를 맡았으며 2004년부터 2015년까지는 네덜란드 최고 오케스트라인 로열 콘세르트허바우를 이끌었다. 이 기간 세계 10대 교향악단 두 곳을 감독하며 당대 최고의 지휘자로서 명성을 떨쳤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어 지난 2010년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하는 등 여러 차례 한국에서 연주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을 이끌고 내한하려다 건강 이상의 문제로 주빈 메타로 지휘자가 교체됐다.

그는 오래전부터 지병인 심장병을 앓아왔고 1996년 오슬로에서 오페라 ‘라보엠’을 지휘하다 심장발작으로 쓰러졌다. 당시 얀손스는 쓰러졌을 때 지휘봉을 계속 손에 쥐고 있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그는 가까운 곳에 병원이 있어 무사히 수술을 마쳤었다. 그의 아버지 역시 심장에 문제가 있어 1984년 영국 맨체스터 연주 도중 세상을 갑자기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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