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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경마기수, 유서남기고 숨져 "부정경마 거부하면 말탈기회 없어"

40대 경마기수, 유서남기고 숨져 "부정경마 거부하면 말탈기회 없어"

  • 박지훈 기자
  • 승인 2019.11.29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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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렛츠런파크 부산 전경]
[사진=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렛츠런파크 부산 전경]

[서울=RNX뉴스] 박지훈 기자 =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렛츠 런 파크) 소속 기수가 마사회 측의 부정경마와 불공정한 조교사 발탁 시스템을 비난하는 유서를 남긴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

29일 부산 강서 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20분쯤 부산시 강서구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내 기수 숙소 화장실에서 A(40) 씨가 숨져 있는 것을 동료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 씨의 방에서는 그가 컴퓨터로 작성한 3장짜리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의 맨 뒷장에는 자필로 “내가 쓴 것이 맞다. 조작된 것이 아니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이에 경찰은 A 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것으로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A 씨가 남긴 유서에는 부정 경마와 조교사 채용 비리 등 마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A 씨는 유서에서 기수가 일부 조교사들로부터 부당한 지시에 휘둘렸다고 전했다.

조교사는 마주와 마필 위탁 관리계약을 맺어 일종의 감독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A 씨는 조교사 횡포 때문에 기수생활이 힘들어 조교사가 되는 일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조교사들이 인기마들이 실제 경기력을 내지 못하게 기수들로 하여금 적당히 말을 몰게 해 등급을 낮추는 등 부당지시를 한 뒤 나중에 돈을 걸어 고액배당을 받는 등 부정한 경마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시를 거부하면 아예 말을 탈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유서에서 “마사회에 잘 못 보이거나 높으신 양반들과 친분이 없으면 마방을 받을 수 없었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러한 기수라는 직업에 한계 때문에 A 씨는 자신이 직접 마방을 경영하기 위해 7년 전부터 조교사 면허를 취득했지만 조교사 채용비리에 번번이 좌절한 아픔도 털어놨다.

양정찬 부산 경마공원 지부장은 “부정경마와 조교사 채용비리가 결국은 공정한 실력과 경쟁에 의해 기수로서 삶을 살고자 했던 아까운 기수 한 명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았다”라며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한편, 부산경마공원 마필관리사 노조에 따르면 2006년 이후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는 기수가 4명이나 극단적인 선택으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2017년에는 말 관리사 2명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목숨을 잃었고 올해 7월 한 유명 기수가 목숨을 끊었다. 다만 올해 7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유명 기수의 유서에는 개인적인 문제만 언급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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