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지훈 기자 = 한 시민이 소방의 날을 맞이해 헌혈증 119장을 기부한 사실이 전해져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지난 9일 오전 8시40분쯤, 한 시민이 서울 영등포소방서 현장대응단 사무실에 흰 봉투 하나를 던져놓고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당시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이정석 소방교는 "한 시민이 사무실에 들어와서 봉투를 놓고 가는 것을 보고 뭐냐고 물었더니 '줄 사람이 있다'고 말하고 자리를 떴다"고 설명했다.

시민이 놓고 간 봉투 안에는 헌혈증 119장과 함께 손 글씨로 쓴 엽서가 들어있었다. 엽서에는 '11월 9일 소방의 날에 그동안 헌혈한 119장을 기부합니다. 소방관 분들을 통해서 좋은 곳에 쓰이고 싶습니다. 뜻있는 곳에 사용해 주세요. 감사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 소방교는 봉투안의 헌혈증을 발견하고 곧바로 따라 나가 멀찌감치 걸어가는 그를 불렀지만, 시민은 잠깐 뒤를 돌아봤우나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김명호 영등포소방서장은 "독도 헬기사고로 소방가족 모두가 추모 분위기로 소방의 날을 조용히 보냈다"며 "익명 시민의 헌혈증서 기부로 현장에서 근무하는 소방대원에게 감동과 더불어 용기를 불어 넣어 준 것 같아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익명의 기부 시민의 뜻에 따라 생명을 구하는 위급한 환자에게 제공되도록 사용방안을 강구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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