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임지훈 기자 = 궁중의 연례나 각종 제례 등의 의식 음악으로 쓰인 ‘정악(正樂)’이 무대 예술을 위한 감상 음악으로 새로움을 더해 관객들을 맞이한다.

국립국악원은 오는 25일 오후 8시와 26일 오후 3시, 예악당 무대에 국립국악원 정악단(예술감독 정재국)이 꾸미는 <정악 새로움을 더하다> 공연을 올린다.

이번 공연은 한국의 ‘정악’을 대표하는 국립국악원 정악단이 그동안 전통을 유지하며 올곧게 이어온 음악적 구성에 새로움을 더한 것에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동안 각종 제례, 연회 등의 의식 음악으로 쓰인 '정악'이 지닌 기능적 목적을 넘어 시대적인 요구에 맞춰 예술 작품화해 선보이는 것이다.

일제강점기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장악원, 이왕직아악부를 통한 조선왕실과 풍류음악의 맥을 이어온 오랜 ‘정악’의 역사 속에, 올해로 국악 인생 60여년을 걸어오며 국립국악원의 전통 음악을 평생 계승해 온 피리정악과 대취타의 인간문화재이자 정악단의 예술감독인 ‘정재국’ 명인이 내놓는 정악의 또 다른 표준이자 미래의 전통을 알리는 무대이기도 하다.

이번 무대에는 정악곡의 백미로 손꼽히는 ‘동동’과 ‘수제천’을 비롯해 ‘현악별곡’과 ‘자진한잎 별곡’, ‘가곡별곡’ 등의 레퍼토리가 이틀 동안 선보인다.

새로움을 더한 공연의 주제에 맞게 음악적 구성도 달리했다. 본래 피리 위주의 선율이 주도하는 합주곡의 형태에 현악기와 타악기의 특색을 더했고, 악기 간 음량의 조절과 편성 악기 수의 변형을 통해 현대의 균형있는 관현악 편성의 특징을 더했다.

한편 전승 위기에 처한 국악기의 재배치도 눈에 띈다. 달처럼 둥근 울림통 위에 4개의 현이 달린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악기 ‘월금(月琴)’과 거문고 가야금과 함께 신라의 ‘삼현’으로 불리며 널리 쓰인 대표적인 향악기 ‘향비파(鄕琵琶)’ 등 지금은 연주법 등이 전승되지 않는 국악기를 합주곡에 다시 배치해 음색의 풍부함은 더하고 해당 악기의 활용도는 높였다.

또한 대쟁과 생황, 단소, 양금 등 기존의 정악 합주곡에서는 자주 쓰이지 않았던 악기들도 새롭게 추가해 다양한 국악기의 음색을 조화롭게 구성했다.

정악의 ‘성악’ 장르인 ‘가곡’에도 새로움을 더해, 주로 독창이나 남녀창 등으로 불리는 성악 편성을 최대 30명이 함께 부르는 중창과 합창 등으로 구성해 선보이고 주로 소수 인원으로 구성된 반주 규모도 30명으로 늘려 성악이 전하는 선율을 기악으로도 표현하는데 주력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특별히 정재국 예술감독이 음악 전체를 통솔하는 집박(執拍)으로 나선다. 음악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등 연주의 진행을 총괄한 기존 집박의 역할을 벗어나 정재국 예술감독은 이번 무대에서 직접 박(拍)과 장구 연주로 장단의 호흡을 조절하며 악보 없이 오로지 정악이 전하는 자연스러운 선율에 맞춰 정악단을 이끌 예정이다.

한편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정악 새로움을 더하다> 공연은 오는 25일과 26일 각각 오후 8시와 오후 3시에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진행되며, 예매는 국립국악원 누리집(www.gugak.go.kr)과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 또는 전화(02-580-3300)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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