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곽태영 기자 = 장나라 아버지로 유명한 배우 주호성이 오는 23일부터 4월 3일까지 서울 동숭동 예그린씨어터에서 연극'빨간피터'를 선보인다.

이번 연극 '빨간피터' 작가 김태수는 "굉장히 오랜만에 각색 작업을 했습니다. 2003년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를 키덜트 뮤지컬로 만들어 썩 괜찮은 성과를 올린 후로 12년이 훌쩍 넘은 얘기가 된 거지요. 새로운 희곡을 창작해 내는 걸 전업으로 삼은지라 각색의 기회는 흔치도 않고, 웬만한 호기심과 구미가 당기지 않으면 응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호기심과 구미가 다 작동되어 선뜻 하겠다 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프란츠 카프카가 쓴 단편소설이라는 사실과, 또 다른 하나는 주호성 선생의 모노드라마이기 때문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청춘시절, 실존철학에 관심을 갖고 까뮈와 사르트르가 쓴 일련의 작품을 읽던 중 카프카의 <심판>과 <변신>을 만나고서 그 기이한 문학적 매력에 푹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부조리한 세상을 관통하면서도 그래도 살아남아야 하는 실존적 고민을 그 당시 카프카와 더불어 교감했던 것이라 생각됩니다. 누군가에 의해 <빨간 피터의 고백>으로 명명되고 널리 알려진 이번 작품의 원제는 <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서>이며 그 내용 역시 기대했던 대로 부조리한 세계에 편입된 원숭이의 실존적 고민이 매우 생생하여 흥미로웠습니다."고 밝혔다.

이런 때 각색자는 메시지와 플롯에 집중합니다. 메시지는 원작자의 목소리를 찾아내는 일이니 소설 속에서 충분히 건져 올릴 수 있는 문제이지만 플롯 전개는 소설적 편재 구성과는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연극적 언어전개와 공연성의 유희는 연극만의 특성인지라 그 특성을 살려내는 일이 각색의 관건이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주호성 선생은 이미 중국에서 <원숭이 피터의 멋진 생활>이란 제목으로 직접 각색한 중국어 편 공연 내용물을 갖고 있었고 전 그 분석을 통해 선생께서 어떤 방식으로 공연을 하고 싶어 하는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주호성 선생과는 두 편의 작품을 함께 한 인연이 있습니다.

작가와 연출가로 만나 공연한 <꽃마차는 달려간다>와 <인물실록 봉달수>가 그것이었고 그 인연의 깊이만큼 연극적 성과도 깊었습니다. 이번 작품으로 세 번째 귀한 인연이 맺어졌으니 그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성공적인 모노드라마가 되길 갈망하는 마음으로 아주 몰입하여 각색에 임했음을 밝힙니다.

원작이 소설이다 보니 각색하는 사람에 따라 제목도 다르고 내용도 다르며 구성은 더욱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여러 명의 배우가 비슷한 제목으로 공연을 했던 작품이지만 제 개인적인 소견으로 주호성 선생의 <빨간 피터>가 연극성과 공연성, 연극이 지녀야 할 문학성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작품이 되리란 것을 확신합니다. 그것은 어떻게 해야 주제가 돋보이고, 내용이 튼실해지며, 관객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행복해하는지 알고 있는 연극 달인 주호성 선생이 혼신을 다하는 작품이기에 그러하며, 또한 작품 속에 그려진 상황이 현시대의 상황과 매우 흡사하여 문학의 알레고리란 관점에서 커다란 인지적(認知的)공감대가 형성될 것이기에 그러합니다.

실존적 현실을 매우 시리어스하게 보고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쓴 소설가 카프카와, 비극적 내용을 매우 유머러스하게 보고 한 대사 한 대사를 가슴으로 토해내는 연극배우 주호성과의 만남이 이번 작품의 핵심이 될 거라는 걸 각색자로 믿어 의심치 않는 바입니다.

한편 이번 연극 '빨간피터'는 풍자코메디로 라원문화가 제작 및 주최를 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주)슈나이더 후원으로 자세한 문의는 후플러스(0505-894-0202)로 하면 된다. (사진:후플러스)

저작권자 © RNX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