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지훈 기자 = 전공 강의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매춘에 비유하고 이의를 제기한 여학생에게 '궁금하면 한번 해보라'며 성폭력성 발언까지 했던 연세대 류석춘 교수에게 연세대가 강의를 중단시켰다.

23일 연세대 사회학과 학생회 '프로미스'는 "궁금하면 (교수님이) 한 번 읽어보실래요? 강의 중 혐오 발언을 자행한 류석춘 교수를 강력히 규탄한다"라 제목의 규탄 대자보를 학내에 게재했다.

대자보에 따르면, 학생회는 "그 사람들(위안부)이 살기 어려워서 매춘하러 간 거다. 현재 매춘하는 여자가 많다. 그 사람들이 왜 매춘하냐. 살기 어려워서다. 지금은 그런데 과거에는 안 그랬다? 옛날에도 그랬다. 지금도 자의 반 타의 반이다. 지금도 매춘 들어가는 과정이 딱 그렇다. 옛날에만 그런 게 아니다.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 19일 류석춘 교수의 발언이다"라고 적었다.

이어 "연세대 사회학과 학생회는 해당 수업의 수강생을 통해 위와 같은 발언이 있었음을 인지했으며, 상당수의 학생들이 학생회 차원의 대응을 요구했다"며 "21일 임시 집행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류석춘 교수의 '발전사회학' 강의 중 발생한 혐오 발언 대응의 안을 의결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수님. '매춘'은 그 누구에게도 권유할 수 없습니다. 여성의 성을 돈을 지불하고 '구매'하는 행위는 명백한 성 상품화에 해당합니다"라며 "또 여성의 몸을 남성의 성적 욕구 해소 수단으로 취급하는 행위입니다.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라며 학생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권유하는 것은 개인에 대한 인격모독이자 성희롱입니다"라고 지적했다.

학생회 측은 류 교수에게 강단을 떠나라고 요구하며  수강생 모두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류 교수는 입장문을 내고 "위안부 논쟁은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자신의 발언이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류 교수는 '학생이 한번 해보라'는 발언은 '직접 조사를 해보라'는 의미였지, 매춘을 권유한 게 아니라는 해명을 내놓은 것이다.

류교수의 입장문에 학생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한 사회학과 학생은 "(학생회 차원에서) 녹취를 다섯 번 넘게 들었고, 이 발언은 무조건 성희롱 발언이고 더이상 해석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앞서 류 교수는 지난 19일 사회학과 전공과목 '발전사회학' 강의에서 "(위안부 관련)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정부)이 아니다"라며 "매춘의 일종"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학생이 '매춘부와 과거 위안부를 동급으로 보는 것인가'라고 질문하자 그는 "그런 것과 비슷하다"라고 답했다.

또 한 여학생이 "위안부 피해자는 자발적으로 간 것이 아니지 않느냐"라며 이의를 제기하자, 류 교수는 "지금 매춘하는 사람들은 부모가 판 것"이라며 "살기 어려워서 매춘하러 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류 교수는 "지금도 매춘 들어가는 과정이 딱 그렇다, 매너 좋은 손님에게 술만 팔면 된다고 해서 하다 보면 그렇게 된다"며 "궁금하면 한번 해볼래요?"라고 여학생에게 물은 사실이 확인돼  파문이 일었다.

연세대는 이후 학생들이 류 교수의 연구실을 찾아가 "방빼" "나가" "왜곡된 역사의식 조장하는 수업 거부한다" "류석춘 파면" 등 포스티잇으로 항의 메세지를 문앞에 붙이는 등 항의가 쇄도하자 류 교수의 강의를 중단시키고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또 이와 관련해 한 시민단체는 류 교수를 허위사실유포과 명예훼손, 성희롱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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