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진우 기자 = 태국에서 열여섯 살 때 자신을 괴롭힌 동창생을 53년 만에 동창회에서 만나 사과를 요구했으나 이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동창생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하는 일이 발생했다.

29일(현지 시각) 태국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태국 중부 앙통주(州)의 한 학교에서 1966년 이 학교에 다녔던 이들의 동창회가 열렸다.

이날 해군 장교 타나빳 아나께스리(69)은 재단사 수탓 꼬사야맛(69)에게 53년전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왜 그렇게 괴롭혔느냐"며 따졌다. 그러나 수탓은 그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고 둘러댔다. 타나빳은 수탓에게 거듭해서 사과할 것을 요구했지만 수탓은 “잊어버리자”라며 끝내 사과하지 않았다.

결국 둘은 싸움을 벌였고, 타나빳은 권총을 꺼내 수탓을 쏜 뒤 달아났다. 경찰에 따르면 타나빳은 총기 소유 허가가 없었다. 사고 직후 수탓은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이날 동창회를 준비했던 동창회장 뚜엔 끌라깡은 경찰 조사에서 “타나빳은 술에 취하면 종종 수탓에게 괴롭힘을 당했을 때 얼마나 화가 났는지를 얘기하곤 했다. 그는 결코 그 일을 잊지 않았다”라고 진술했다.

이어 그는 “정말 오래 전 일이라 타나빳이 이렇게 친구를 살해하리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 우리 모두 충격을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6일 수탓의 불교식 장례가 치러졌다.

경찰은 현재 법원으로부터 살인 혐의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타나빳을 추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