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지훈 기자 = '클레징 오일'을 비롯한 화장품·건강기능 식품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일본 화장품 DHC 제품이 '혐한 발언' 논란에 휩싸여 헬스 앤 뷰티(H&B) 스토어인 '롭스'에서 판매 중단된다.

DHC는 '주력 제품이 10초마다 1개 판매된다'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국내 시장 매출만 1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인기 제품이지만, '한국 소비자들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비난했다'라는 논란에 휩싸이며 일본 기업 DHC 역시 ‘불매운동 대상’이 됐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롭스는 이날부터 전국 오프라인 매장과 공식 온라인몰에서 DHC 화장품을 철수시킨다.

이는 DHC의 자회사 'DHC테레비'가 방영하는 프로그램에서 한 패널이 "한국은 원래 금방 뜨거워지고 금방 식는 나라"라며 불매운동을 비하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패널은 한국인을 모욕하는 '조센징'이라는 표현을 쓰며 "일본인이 한글을 통일시켜서 지금의 한글이 됐다"라며 역사 왜곡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반감이 커짐에 따라 롭스와 올리브영 등 국내 건강·미용 매장(헬스 앤 뷰티 스토어)들이 '혐한 발언' 논란에 휩싸인 일본 화장품 기업 DHC 제품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거나 판매 중단 검토를 돌입하게 됐다.

롭스 측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매장 진열대에서 DHC 제품을 일단 빼기로 했다"라며 "우리 매장을 찾은 고객은 당분간 DHC 제품을 보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DHC 제품 판매를 완전히 중단'하는 것이 아닌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올리브영과 랄라블라 역시 DHC 판매중단을 고민하고 있다.

우선 올리브영과 랄라블라는 소비자의 시야에 띄지않는 곳으로 DHC제품의 매장 진열을 바꾸기로 했다.

올리브 영 관계자는 "(DHC 제품을 올린) 매장 진열대를 바꾸기로 했다"며 "앞으로 판매를 완전히 중단할지는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올리브 영 매장에서는 아예 DHC제품을 매장에서 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후 올리브영 광화문 매장의 점원은 "DHC 제품을 모두 뺐다"라고 밝히며 "해당 제품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DHC 제품 재고가 소량일 경우 진열대에서 제품을 빼라고 조처했다"며 "반대로 재고가 많으면 진열대 뒤쪽에 배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DHC제품을 매장 뒷쪽으로 빼기로한 랄라블라 관계자 역시 "발주 중단 등 전격적인 판매 중지를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국내 소비자 정서 등을 고려해 추후 검토할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그간 DHC텔레비전은 유튜브를 통해 그동안 극우 성향의 정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며 강도 높은 혐한 발언을 자주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현재 구독자 수가 46만 명을 보유한 DHC텔레비전의 이러한 혐한 정서는 DHC의 수장인 요시다 요시아키 DHC 회장의 성향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앞서 요시아키 회장은 일본 극우 정당 지원, 재일동포 비하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DHC 측은 이번 방송의 혐한·역사 왜곡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으며 또 DHC 코리아는 자사 SNS에 국내 네티즌들의 항의 댓글이 이어지자 댓글을 차단해 논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와 개인 블로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DHC에 대한 불매운동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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