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은경 기자 = 11일, ‘SBS스페셜’에서는 영산도의 극한 직업 이장과 사무장의 고군분투 섬 생존기가 그려진다.

◆ 영산도의 극한직업, 이장과 사무장

직책 다 외우지도 못해요. 이장, 어촌계장, 위원장, 선장... 실제 하는 일은 머슴이죠.

이장 최성광 씨(53), 그는 영산도의 ‘발’이다. 목포에서 흑산도를 거쳐 배를 두 번 타고 들어가야 하는 영산도에서 소싯적 가장 ‘심했던’ 아이였다. 성광이랑 놀면 사람 버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개구쟁이였던 아이가 영산도의 머슴이 됐다. 미역, 홍합 채취는 물론 연락선 운항, 바다 건너 할머니들의 치킨 심부름까지 섬에서 배를 모는 일은 모두 그의 차지다. 이장이 없으면 오도 가도 못 하는 징역살이라고 영산도 할머니들은 말한다.

사무장 구정용 씨(51), 그는 영산도의 ‘손’이다. 어릴 적 동네에서 알아주는 ‘꼴통’이었지만, 호기심이 많았을 뿐이라고 우기는 영산도의 막내다. ‘정용아~’ 한마디면 영산도에서는 해결 안 되는 문제가 없다.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사무장이 없으면 섬은 굴러가지 않는다.

◆ 우리는 함께 살기로 했다 - ‘바보섬 프로젝트’

소문난 꼴통이었던 성광 씨와 정용 씨가 영산도로 돌아왔다. 여느 섬 아이들처럼 뭍으로 나갔다가 IMF 이후 고향으로 돌아온 이들은 어릴 적 섬 모습을 복원하기로 했다. 일명 ‘바보섬 프로젝트’. 태풍이 직접 닿는 통에 양식장 하나 없는 이 섬에서 돈이 되는 것이라곤 미역과 홍합뿐이었다. 주민들은 미역과 홍합을 옛 방식 그대로 공동으로 채취하고 공동으로 분배한다. 자원 보존을 위해 금어기도 지정해 함께 지킨다. 낚시꾼은 받지 않고, 관광객은 숫자를 엄격히 제한했다. 섬 환경을 망치는 자동차도 모두 없앴다. 마을의 대소사는 다 함께 모여 토론하고 결정한다. 눈앞에 이익 대신 함께하는 미래를 선택한 것이다. 타지 사람들은 영산도를 가리켜 ‘바보섬’이라 부른다. 바보라 불리어도 그들은 마냥 좋기만 하다.

◆ 떠나는 자와 남는 자, 영산도의 미래는?

이대로 가면 10년 뒤엔 이장과 사무장 둘만 남아요.

영산도는 최근 5개월 사이 4가구가 육지로 떠났다. 들어오는 사람은 없고, 나가는 사람만 있다. 이대로라면 10년 뒤 영산도에는 이장과 사무장 단둘이 남을지도 모른다. 섬을 보존하자니 무인도가 될 처지고, 섬을 개발하자니 사람은 늘겠지만, 자연을 해쳐 후손에게 미안하다. 과연 이장과 사무장은 영산도를 지킬 수 있을까?

이번 주 SBS스페셜 <이장과 사무장> 편은 8월 11일 일요일 밤 11시 5분에 방송된다.

저작권자 © RNX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