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은경 기자 = 13일, ‘맨 인 블랙박스’에서는 횡단보도를 지나던 보행자를 치고 달아난 익산 뺑소니 사고에 대해 알아본다.

사고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발생했다. 친구들과 같이 횡단보도를 지나던 중 멀리서부터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흰색 SUV. 미처 차를 피하지 못한 피해자는 달려오던 차량과 그대로 부딪히고 말았다.

“확실히 기억나는 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는 것뿐이에요.

도로 위에 쓰러진 채로 소리 지르고 있었던 것도 같고요”

- 피해자 인터뷰 中

그러나 도로 위에 울려 퍼지는 비명을 뒤로하고 그대로 현장에서 가해차량은 도주해버렸다. 피해자는 이마가 찢어지는 것은 물론 두개골 골절로 전치 6주의 피해를 보았다.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던 친구들은 병상에 누운 피해자를 대신해 가해 차량을 찾아 나섰지만, 현장 CCTV에는 도주 장면만 찍혀 있을 뿐 가해 차량을 특정할 만한 단서는 찾을 수 없었다.

조사관은 서둘러 사고 조사에 착수했는데, 현장에서 발견한 것은 가해 차량의 앞 범퍼 조각이었다. 조사관은 범퍼의 모양으로 가해 차량을 특정해 현장 일대의 CCTV를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고, 한 CCTV를 통해 가해 차량의 차량 번호 두 자리를 찾아냈다. 그러나 밝혀낸 차종과 두 자리의 차량 번호에 맞아떨어지는 차량이 익산시에만 무려 200여 대에 달했다. 게다가 이상하게도 용의 선상에 오른 200여 대의 차량 모두 사고 흔적이 남아있지 않았는데... 도대체 가해 차량은 어디로 간 걸까?

수사 3일 차에는 조사관은 사건 발생 이후에 익산시를 빠져나간 용의 차량을 모두 추적하기 시작했다. 조사관은 해당 지역을 빠져나가는 수천 대의 차량 중에서 흰색 SUV에 초점을 맞췄는데, 사고 현장에서 찾은 범퍼 조각과 파손 부위가 일치하는 차량이 포착됐다. 그런데 놀랍게도 포착된 흰색 SUV는 이미 용의 선상에 올랐던 200여 대의 차량 중 한 대였다. 조사관은 수사 과정에 어떤 혼선이 있었다는 걸 깨달았는데... 교묘한 수로 용의 선상에서 벗어나려 했던 가해 운전자. 도대체 그는 어떻게 수사망에서 빠져나가려고 했던 걸까?

익산 뺑소니 사고, 용의 선상에서 벗어난 차량을 추적하기 위한 조사관의 끈질긴 수사 과정은 7월 13일, SBS ‘맨 인 블랙박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14일, ‘맨 인 블랙박스’에서는 도로 위 살인행위라 불리는 음주운전의 위험성을 피해자들의 증언을 통해 전한다.

지난 6월 대전의 한 사거리에서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했다. 가해 차량 운전자는 혈중알코올농도 0.082% 상태에서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무려 시속 153km로 질주, 좌회전하던 차량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사고로 인해 피해 차량 운전자 변석민(26) 씨가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생사를 다투던 석민 씨는 5일 만에 의식을 되찾았지만,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됐다.

“왜 그런 사람들 때문에

내가 다치고 힘들고 이렇게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 피해자 인터뷰 中

가해자는 겨우 다리 골절상을 입었지만, 석민 씨는 오른쪽 고관절과 다리뼈가 여러 조각으로 부러지고 하반신 신경까지 손상을 입어 전치 14주의 진단을 받았다. 군 제대 후 꿈을 키워가던 스물여섯 건장한 청년의 삶이 한순간의 사고로 망가져 버렸다. 석민 씨와 가족들이 바라는 건 석민 씨 같은 음주운전 사고 피해자가 더 생기지 않게 가해자에게 강력한 처벌을 내리는 것이다.

음주운전 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딸을 만났다. 어머니의 죽음으로 가족의 생활은 망가지고, 딸은 삶의 의욕을 잃었다고 했다. 사고가 일어난 건 지난해 10월. 가해 차량 운전자는 혈중알코올농도 0.093% 상태에서 100km로 고속도로를 질주했고, 정체로 서행 중이던 어머니의 차량을 그대로 추돌했다. 강한 충격에 어머니 차량이 밀려나면서 앞에 있던 차량과 다시 한번 충돌했다. 그 자리에서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가해 차량 운전자는 겨우 팔 골절상을 입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머니를 잃은 슬픔보다 현실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 딸을 더 힘들게 했다고 한다.

1심에서 징역 2년 형을 선고받은 가해 운전자. 그런데 형량이 무겁고 부당하다며 항소를 제기한 것이다. 다행히 항소는 기각됐지만 딸의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 이른바 윤창호법이 시행되면서 단속과 처벌 기준이 강화됐지만, 음주운전은 여전하다. “한 잔쯤이야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맨 인 블랙박스’는 면허정지 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3% 상태에서 가상운전 실험을 하였다. 그리고 음주운전 사고 피해를 봤을 때 합의 시 유의해야 하는 진정서 제출과 채권양도통지에 대해서도 알아보고자 한다.

이번 주 SBS ‘맨 인 블랙박스’는 7월 14일(일) 저녁 8시 4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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