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지훈 기자 = 자신이 운영하는 유소년 야구교실에서 10대 선수들에게 금지약물을 투약한 혐의로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 전 프로야구 선수 이여상(35)으로 드러났다.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민경남 심층취재팀 프로듀서(PD)가 출연해 "이 전 선수의 혐의를 구체적으로 확인해보니 그 내용이 상당히 무겁고 추가 피해가 나올까 우려돼 실명을 밝히기로 했다"면서 "이여상 본인이 유소년 선수들에게 직접 주사까지 놓았다"고 밝혔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에 따르면 이 전 선수는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의 유소년 야구교실에서 자신이 가르치는 10대 학생선수들에게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와 남성호르몬 등을 불법 투약하고, 그 대가로 1년 동안 1억6000만원 상당의 이득을 챙겼다.

이 전 선수는 밀수입 등 불법으로 유통되는 약물을 사들이기도 했으며 해당 야구교실에서는 실제 유소년 선수들 명단과 약물 투약 시기·방법 등이 기록된 스케줄이 적힌 일지도 발견됐다.

이 야구교실에서 확인된 아나볼릭 스테이로이드는 근육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약물로, 세포 내 단백 합성을 촉진해 세포 조직을 비롯 근육의 성장과 발달을 가져온다.

그러나 갑상선 기능 저하, 복통, 간수치 상승, 단백뇨, 관절통, 대퇴골골두괴사, 팔목터널증후군, 불임, 성기능 장애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2007년 한국도핑방지위원회에서 금지약물로 지정됐다.

식약처는 한국도핑방지위원회에 불법의약품을 투약한 것으로 의심되는 야구교실 소속 선수 7명에 대한 검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고교 선수 2명은 금지약물 양성 확정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5명에 대한 도핑테스트는 진행 중이다.

민경남 PD는 "이여상은 무슨 전문가인양 스케줄까지 짜서 투약을 했지만 실제 투약은 막무가내로 이뤄졌다"며 "한 유소년 선수의 경우 성인들의 검출치의 10배에 가까운 약물성분이 확인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여상은 2006년 삼성 라이온스의 육성선수로 프로 무대에서 활동했다. 이후 2007년부터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던 이여상은 한화 이글스를 거쳐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뒤 지난 2017년 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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