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청자·다산 주제로 순환 버스…화려한 변신, 전주 팔복예술공장 나들이

(광주·전주=연합뉴스) 정회성 정경재 기자 = 6월 마지막 주말인 29∼30일 호남권은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비가 오겠다.

우중충한 날씨에 움츠리기보다는 버스를 타고 남도 구석구석을 둘러볼 수 있는 전남 강진과 폐공장이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한 전북 전주로 떠나보자.

◇ 하멜, 청자, 다산 주제 3코스 도는 강진 순환버스 여행

단돈 5천원이면 하루 동안 강진 모든 여행지에 데려다주는 버스를 타고 장맛비 걱정 없이 산들산들 초여름 여행을 즐겨보자.

강진군문화관광재단이 운행하는 순환버스는 하멜, 청자, 다산을 주제로 3개 권역마다 1시간 간격으로 달린다.

하멜권역 순환버스는 무위사, 백운동원림, 이한영생가, 하멜기념관을 돌아본다.

국보 제13호인 무위사는 월출산 국립공원 자락을 병풍으로 두른 강진의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無爲)는 이름처럼 세상사 어지러운 일을 잠시 잊고 마음을 다스려보자.

백운동원림은 호남의 3대 정원으로 손꼽히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115호다.

청자권역은 가우도 출렁다리, 고바우공원, 청자촌, 마량미항으로 구성했다.

가우도 출렁다리는 산과 바다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천혜의 도보여행 길이다.

청자촌에는 우리나라 청자의 발생과 발전, 쇠퇴 과정을 볼 수 있는 박물관과 가마 등이 자리한다.

다산권역은 강진만 생태공원, 석문공원 사랑+구름다리, 다산박물관, 백련사, 가우도 망호를 잇는다.

1천131종의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강진만 생태공원, 조선 후기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정약용 선생이 18년 유배 기간 중 10여년을 보낸 다산초당을 돌아볼 수 있다.

순환버스는 모두 강진종합터미널에서 출발한다.

이용권은 터미널 무인발권기나 강진군문화관광재단버스 여행 누리집에서 판매한다.

만 19세 미만 청소년과 어린이, 만 65세 이상 어르신은 3천원에 예매할 수 있다.

산, 들, 강, 바다를 접한 강진에는 10대 먹거리가 있으니 버스에서 내리면 맛과 건강도 함께 챙겨보자.

◇ 폐공장에 우뚝 선 문화공간, 팔복예술공장의 매력

전북 전주의 관문인 호남 제일문을 지나 기린대로를 쭉 타고 오다 보면 공장 굴뚝이 옹기종기 모인 동네를 마주한다.

우중충하고 칙칙한 회색 벽과 칠이 벗겨져 녹슨 철제 울타리는 이곳이 오래된 산업단지임을 짐작하게 한다.

팔복동 산업단지의 첫인상은 산뜻한 분위기의 관광지와는 거리가 꽤 멀게 느껴진다.

산단 한복판에 있는 팔복예술공장은 그런 면에서 흥미로운 공간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폐업한 카세트테이프 공장의 내부를 리모델링한 팔복예술공장은 지난해 3월 23일 개관했다.

전주시는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공장의 구조물을 철거하고 건물과 건물을 잇는 다리와 계단을 만들었다.

내부 마감은 옛 공장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최소한의 장식만을 더했다.

국비와 시비가 각각 25억원씩, 모두 50억원이 투입된 공장은 문화예술인의 전시·공연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는 '수직의 안팎에서'라는 제목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강용면, 엄혁용, 채우승 등 작가들이 참여한 전시회는 건축과 거주, 생태, 순환 등 4가지 키워드로 팔복예술공장을 수직의 축으로 두고 그 안과 밖을 살핀다.

굳이 전시가 아니더라도 팔복예술공장 안과 밖은 흥미로운 요소가 가득하다.

옛 카세트 공장의 굴뚝과 내·외부 모습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고 새로 설치한 굽이치는 컨테이너 상자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공장 안에는 간단한 차와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카페도 있어 장맛비 소리를 들으며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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