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유공자 靑 초청 오찬…"비통한 역사지만 北 침략 이겨내 한국 정체성 지켜"
"세계인이 전쟁 폭력에 맞선 정의로운 역사…미국이 가장 많은 희생"
"참전용사야말로 평화의 소중함 절실히 느낄 것…평화의 길 응원해달라"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1953년 7월 27일 전쟁의 포연은 가셨지만, 아직 완전한 종전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두 번 다시 전쟁 걱정이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게 참전용사의 희생·헌신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6·25 전쟁 참전유공자 및 가족 182명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하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6·25는 비통한 역사이지만, 북한의 침략을 이겨냄으로써 대한민국 정체성을 지켰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전쟁의 참화를 이겨내려는 노력이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뤘다"며 "전쟁의 잿더미에서 수출 세계 6위, 국민소득 3만 불을 넘는 경제 강국으로 발전했고,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전쟁과 질병, 저개발과 가난의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돕는 원조공여국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계셨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 자유와 평화를 지키고 애국의 참된 가치를 일깨운 모든 참전용사께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며 "참전용사들이야말로 평화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낄 것이다. 늘 건강하게 평화의 길을 응원해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어 외국 참전용사들을 언급하며 "6·25는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이 함께 전쟁의 폭력에 맞선 정의로운 인류의 역사"라며 "22개국 195만명의 젊은이가 대한민국으로 달려왔다"고 떠올렸다.

문 대통령은 "그 중심에 미국이 있었고, 가장 많은 장병이 참전해 가장 많은 희생을 치렀다"며 "정부는 그 숭고한 희생을 기려 워싱턴에 '추모의 벽'을 건립할 예정이다. 한미 양국은 동맹의 위대함을 기억하며 누구도 가보지 못한 항구적 평화의 길을 함께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한민국은 유엔 깃발 아래 함께한 195만 영웅들의 헌신을 변함없이 기억할 것"이라며 "세계인에게 평화·번영을 선사하는 나라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참전용사는 대한민국의 자부심이며, 헌신에 보답하는 일은 국가의 책무이자 후손의 의무"라며 "선양과 보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참전명예수당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인상했다. 마지막 가시는 길까지 존경받도록 대통령 근조기와 영구용 태극기를 정중히 전해 드리고 있다"며 "재가복지서비스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에 대해서도 "4월 1일부터 지금까지 유해 72구, 유품 3만3천여 점을 발굴했다"며 "마지막 한 분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도록 최고의 예우를 갖추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화살머리고지 전투 참여 유공자 박동하(94) 선생이 '전우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송하자 "화살머리고지에는 수많은 용사가 잠들어 계신다. 감동적 편지를 낭독해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소중한 아들딸, 자랑스러운 부모였던 사람들이 정든 고향을 떠나 전선으로 향했다"며 참전용사들의 이름을 한명씩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고등학생 유병추 님은 학도병으로 인천상륙작전 성공에 공헌했고, 박운욱 님을 비롯해 일본에서 살던 642명의 청년은 참전 의무가 없는데도 전장에 뛰어들었다. 이들을 재일학도의용군이라 부른다"고 말했다.

이어 "고(故) 김영옥 대령님은 미국 최고의 전쟁영웅 16인 중 한 분으로, 전역 후임에도 다시 입대해 조국으로 달려왔다"며 "휴전선 중·동부를 60km나 북상시키는데 큰 공을 세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경찰도 전쟁의 참화에 맞섰다. 고 임진화 경사는 경찰 화랑부대 소속으로 미 해병 1사단과 함께 장진호 전투에 참전했다"며 "수류탄 파편 7개가 몸에 박히는 중상에도 전장으로 복귀해 조국을 지켰다"고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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