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빈만찬 답사…"휴전 후 한반도서 공정한 중재자로 평화에 기여"
"스웨덴은 세계의 양심…세계평화 위해 양국이 손잡고 걸어갈 날 기대"

(스톡홀름=연합뉴스) 이상헌 임형섭 기자 = 스웨덴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스웨덴은 한반도가 평화를 이뤄가는 과정에서 항상 신뢰할 수 있는 조언자이자 친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스톡홀름에 있는 스웨덴 왕궁에서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 주최로 열린 국빈만찬 답사에서 "스웨덴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부터 역사적인 1·2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당사국과 관련 전문가들이 만나고 대화할 기회를 만들어 줬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0년간 평화를 지키며 지속해서 발전해온 스웨덴의 오늘은 평화를 열망하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를 향한 길에 앞으로도 스웨덴 국민과 정부가 소중한 역할을 계속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화를 통한 번영의 길을 걷는 스웨덴과 완전한 평화가 뿌리내린 한반도가 양국의 공동번영을 넘어 세계평화를 위해 함께 손잡고 걸어갈 날을 기대한다"고 했다.

또 "90여년 전 스웨덴을 방문한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비는 '스웨덴은 고요하고 평화로운 나라'라는 일기를 남겼다. 저에게도 스웨덴은 '아름답고, 평화로운 나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웨덴 국민은 적절하고 넉넉한 '라곰'(적당하다는 뜻의 스웨덴어)의 삶을 즐기며, 사회적 합의와 질서를 존중한다"며 "린드그렌의 '낭비하지 않으면 부족하지도 않다'는 말처럼 스웨덴 국민은 검소함을 사랑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스웨덴 국민은 노력해서 얻은 평화와 번영의 성취를 세계인들을 위해 아낌없이 나누고 있어 세계인은 스웨덴을 '세계의 양심'이라 부른다"며 "국왕님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스웨덴과 대한민국의 인연은 국왕의 조부이신 구스타프 아돌프 6세와 대한제국 황태자 이은 내외의 만남에서 시작됐고, 한국전쟁 때 스웨덴은 의료지원단을 파견했다"며 "휴전 후 중립국 감독위원회의 일원으로 한반도에서 공정한 중재자로서 평화 유지에 기여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이번 방문 기간 중 스톡홀름에 건립되는 한국전 참전 기념비는 후손들에게 양국의 오랜 우정과 인연을 기억하게 해 줄 것"이라며 "기념비를 세울 수 있도록 왕실 소유 땅을 내준 국왕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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