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인천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가 발생 13일째를 맞고 있으나 이번 사태의 원인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사결과 발표가 늦어지면서 주민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11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 구성된 정부 합동 조사반은 지난 7일부터 적수 발생 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 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결과 발표 시기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김금임 환경부 물이용기획과 사무관은 "전문적으로 원인 조사를 해야 하므로 결과 발표에는 시간이 걸린다"며 "10일에 발표한다는 계획을 밝힌 적이 없었고 최대한 서두르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언론이 인천시 서구 수돗물이 식수는커녕 빨래에도 부적합하다는 판정이 나왔다는 보도를 하자 환경부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현재 인천시 수돗물이 사고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반박만 하는 수준이다.

정부 합동 조사반은 붉은 수돗물 사태 초기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수질에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대응하면서 주민 불신이 높아지자 이를 해소한다는 취지로 구성됐다.

현재 서울 풍납취수장에서 인천 서구 가정집 수도꼭지까지 수돗물 공급 전 과정을 조사하며 적수 발생 원인과 수질 등을 확인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 발표가 늦어지면서 주민들이 지난달 30일 사태 발생 이후 13일째 불안감을 호소하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는 점이다. 적수 공급의 원인과 실제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판단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날도 인천 서구와 중구 영종도 지역 주민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수도꼭지에 설치한 필터 색깔이 금세 붉게 변한다거나 이물질이 나왔다는 글을 잇따라 게시하고 있다.

인천시도 시 보건환경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반을 구성해 가정별로 수돗물을 채취해 수질 기준을 충족한다는 결과를 받고 있으나 주민들은 이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

적수 사태가 발생한 서구 검단·검암 지역의 경우 앞서 구획정리 사업이 이뤄질 당시 알루미늄이 아닌 주철관이 설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관로 노후화에 따라 나오는 이물질 탓에 주민이 신뢰할 수 있는 수준까지 수돗물 수질을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태 이전 수준으로 수질이 회복되더라도 주민들은 수도꼭지에 설치된 필터 착색 등을 근거로 여전히 적수가 발생하고 있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 꾸려진 민관합동조사단 단장을 맡은 김진한 인천대 교수는 "전문가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수질 상태가 도달하면 정상화됐다고 볼 수 있으나 주민들이 필터 색깔 변화를 토대로 보면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이런 점이 사태 해결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인천 서구 지역 붉은 수돗물 공급은 지난달 30일 서울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 전기설비 법정검사를 할 때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내부 침전물 탈락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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