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비체[폴란드]=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한국축구의 미래 이강인(18·발렌시아)은 포르투갈전 패배가 애초 자신의 경우의 수에는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지금 그는 오직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이길 생각만 하고 있다.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29일 오전 3시 30분(이하 한국시간) 폴란드 티히의 티히 경기장에서 남아공과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을 치른다.

지난 25일 우승 후보로 꼽히는 포르투갈과 1차전에서 0-1로 진 우리나라로서는 남아공을 반드시 꺾어야 16강 진출의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한국의 3차전 상대는 이 대회 최다 우승국(6회)인 아르헨티나다.

포르투갈전에서 풀타임을 뛰었던 이강인은 남아공전에서도 대표팀의 핵심 전력이다.

이강인은 남아공전 하루 전날인 28일 오전 대표팀이 카토비체의 기에크사 훈련장에서 전술훈련을 하기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이번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드러냈다.

포르투갈전에서 왼 발목을 접질렸던 이강인은 먼저 발목 상태를 묻자 "치료를 너무 잘해주셔서 괜찮다"고 밝혔다.

포르투갈과의 1차전 결과에 대해서는 "좋은 팀을 상대로 형들이 열심히 뛰어주고 나도 열심히 뛰어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유럽에서 뛰다 보니 이번 대회 조 추첨 결과가 나왔을 때부터 포르투갈이 센 팀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그래도 축구는 모르는 것이라 포르투갈전 패배는 내 경우의 수에는 넣지 않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고는 "준비를 열심히 했고, 이기진 못했지만, 경기장 안에서 형들이 열심히 뛰어주고 밖에 있던 형들도 파이팅할 수 있도록 도와줘 너무 고마웠다"면서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니 더 잘해서 계속 나아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강인은 포르투갈전이 끝나고 경기 영상을 다시 보지는 않았다고 했다. "다음 경기에 집중하고 상대를 분석하느라 지난 경기를 볼 시간이 없었다"는 게 이유다.

아르헨티나와 1차전에서 2-5로 무릎 꿇은 남아공의 전력과 관련해서는 "월드컵에 출전하는 팀은 모두 좋은 팀이다. 어느 팀 하나 쉽지 않다"면서 "우리는 그 쉽지 않은 승부에서 이기려고 더 노력하고 잘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력 분석을 통해 느낀 남아공의 약점을 꼽아달라는 말에도 "상대 약점을 찾기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하면 남아공을 이길 수 있고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지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잘라 말했다.

포르투갈과 경기 후 정정용 대표팀 감독은 "이강인에게 수비 부담이 있었다"면서 남아공전에는 이강인을 더욱 공격적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강인은 이에 대해 "따로 준비하는 것은 잘 모르겠다"면서 "감독님 말씀을 믿고 따르고 팀을 위해 뛰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감독님과 대표팀 형들이 나한테 원하고 필요한 것을 얘기해주면 이에 따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FIFA U-20 월드컵은 미래 스타들의 경연 무대로 어린 선수들에게는 자신의 이름을 세계에 알릴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이강인도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는 "형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이 대회는 더 좋은 자리로 나아갈 수 있는 중요한 대회다. 그래서 '잘하면 좋겠다'는 얘기들을 서로 많이 했다"면서 "하지만 선수가 잘 되려면 팀이 잘돼야 한다고도 자주 얘기한다. 팀이 잘돼서 폴란드에 오래 남아 있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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